술 먹고 하는 말은 '진심'일까? (논문 뒤져봄)
김송의 뇌피셜
술자리에서 티격태격하던 남주여주가 다음날 누워있는 서로를 보고 허겁지겁 놀라는 장면은 너무나 흔한 클리셰다. 이런 실수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무진장 일어난다.
Ex)전 애인에게 전화, 상사에게 막말, 바람, 범죄 등

그들은 다음날 짠듯이 똑같은 말을 한다.
"술 먹고 실수했다"
판례에서도 종종 알코올에 의한 범죄를 참작해주고 있다.

유명 정신과 전문의들과 각종 언론 매체들마저도 '술먹고 실수할 수 있다', '진심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술먹고 실수하는 건 당연한 걸지도...?
라기엔 우리도 다 많이 마셔봤는데 그걸 못참냐~ 싶기도 하다.
미주리 주립대학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술취해서 공격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원래 성격을 보여주는 것', 술 때문에 실수했다는 말은 핑계'라고 덧붙였다.

라고 하는 기사를 다들 봤을 것이다.(없음 말고)
근데 뭔가 찝찝해서 논문 본문을 찾아보니 연구실 안에서 소주 4잔정도 먹이고 실험했다. 그걸로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애시당초 이 논문의 결론은 '술 취하면 달라지긴 하더라'는 내용에 술이 공격적인 행동을 촉진한다라고 언급해놨는데 결론을 왜

이따위로 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럼 무슨 말이 맞다는거야? 실수라는 거야, 아니라는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로 인해 없던 생각이 생겨나는 일은 절대 없다. 취중진담은 속으로 하는 생각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술먹고 하는 행동은 진심이 맞다. 그러나 아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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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우리들 마음에 '이드'와 '초자아'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드
는 본능에 치우쳐진 아주 쾌락적이고 나쁜 말을 하는 친구이고 ㅅ스하자
초자아
는 그 나쁜 말을 걸러내는 사회성있고 이성적인 친구이다. 이드야 뭔 개소리야^^
(자아도 포함되지만 빠른 이해를 위해 초자아로 퉁침)
흔히 만화에서 주인공 옆 천사와 악마로 표현되고는 한다. 이드는 쉴새없이 잡소리를 하고 초자아는 그것을 CUT한다.
이드: 팬티벗어도 돼?
초자아: 막장력 70점, CUT
이드: 부장님 마빡때리고 싶다~~~~!
초자아: 막장력 80점, CUT
이처럼 초자아가 이드의 행동을 통제한다. 근데 우리가 마시는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고차적 두뇌 중추를 자극시켜 초자아의 억제 기능을 떨어뜨린다. 쉽게 말해 초자아를 물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드: 부장님 머리 좀 깍으라고 할까요?
초자아: 흐어,,,막장력 30점,,,,그정도면 괜찮을지도?
평소엔 막장력 10점이어도 CUT당할 잡소리들이 통과한다. 전문용어로 탈억제라고 한다. 왜 진심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지 이유는 이러하다.
결국 이드도 나지만 물렁해진 초자아도 나이기에 진심이라고 보기도 애ㅡ매하다.
우리는 술이 들어가면 '가볍고, 우발적인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밖에 없다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문제는 가볍고, 우발적인 실수가 아닐 때 생긴다. 일반적인 경우, 술에 아무리 취해도 기절하지않는 한 초자아가 완전히 뻗어버리는 경우는 없다.
즉, 초자아가 버티고 있는한 이드도 지 맘대로 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초자아가 있다면 절대로 할 수 없을 막장력 만점짜리 실수도 본다.

초자아가 이런 삽소리들을 매번 통과시켰다....?
서울대 의학병원을 비롯 각종 교수들은 이런 실수를 '알코올 장애'가 아니라 '충동 조절 장애'로 규정하고, 치료한다. 술이 아니더라도 원래부터 초자아가 비정상적으로 약하거나, 혹은 초자아에 비해 이드가 너무 강력한 나머지 초자아가 조금만 알딸딸해져도 이드에 이끌리는 짐승이 되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않더라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니, 일찍 감지 계속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본인이 그렇다면 서둘러 전문가 상담을 추천한다.
근데 이 모든 실수를 정신질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나오는 두번째 이유가 초자아가 멍청해서이다.
이 경우는 억제의 기능은 잘 돌아가지만 무엇을 억제해야할 지 모르는 경우이다. 원래 제대로 된 초자아는 올바른 배움과 좋은 경험이 많이 쌓여야지만 만들어지는데 잘못된 지식과 직관이 쌓이면 띨띨한 초자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수많은 연구들이 실수를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문화적 맥락을 뽑는 이유도 이렇다.
술 먹으면 그럴수도 있지
난 술먹으면 성욕을 못참아
술 먹고 하는 실수에 관대한 경우에 실수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정리하자면
1. 인간은 원래 이상한 생각을 하고 다닌다.
2. 알코올은 억제 기능을 마비시킨다.
3. 고로 가벼운 실수 정도는 누구든지 한다.
허나 납득이 안 갈 정도의 행위나 폭언을 한다면 이 세가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1. 술이 아니더라도 원래 충동 조절을 못 하는 정신아픔
2. 그 행동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멍충이라서
3. 술먹었으니 봐줄거라고 생각해서
이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은 이걸 벗어날 때까지 취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당신이 마시는 건 기분 좋아지는 음료가 아니다. 끔찍한 흉기다.
-김송의 뇌피셜, 너 진짜 똑똑하다-
유튜브 댓글
아무리 술에 많이 취해도 "술에 취해 실수로 토익공부를 했다"라는 놈은 없었음.
취하면 귀소본능이 강해지는건 “취했으면 집에가서 잠이나 자라!!” 라는 나의 관념이 자리 잡아서 인거였나..
코멘트: 나는 기억을 잃으면 집 침대에 누워있더라
https://www.youtube.com/watch?v=SOSyEyaFfxw&list=LL&index=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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