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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할 때 기죽지 않는 방법? 하버드에서 토론하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동영상(지식정보 전달)/최재천의 아마존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2. 7.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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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아마존

 

 

 우리 사회의 토론 문화는 너무나도 이상하다. 토론과 논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토론을 하면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 참 안타깝다.

 

 영어권에서는 '토론은 누가 옳으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으냐를 찾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 생각엔 이만한 문장이 없다고 생각된다.

 

 혼자서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각도와 범위는 한정되어있다.

 아인슈타인이 아무리 천재라도 100명의 두뇌를 상대할 수 있을까? 난 이길 수 없다고 토론을 통한 집단 지성의 효과는 엄청나다.

 

 

 

 

하버드의 토론수업

 

 수업마다 각각 토론 색션들이 있어, 대학원생들이 한 섹션을 맡아 3시간 정도를 수업한다. 물론 나도 대학원생이었으니 하면서 느낀 바로는 얘네들 진짜 말 잘한다. 토론 수업 시작하면 수업이 끝날 때까지 쉴 새 없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교통정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대학원생과 교수의 역할은 토론 도중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되면 다시 이끌어주어야한다. 근데 이게 우리는 참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하버드의 경영대학교를 찾아가 케이스 스터디(현재에도 전 세계 모든 경영학교들이 이 방식으로 수업함 - 성공 케이스를 두고 분석하고 토론하는 수업)로 명성이 드높은 롤런드 크리스튼슨(Roland Christensen)교수를 찾아갔다.

 

 그리고 "생물학과 대학원생 누구인데 토론 수업을 이끌어가는 중 부족한 부분이 많아 교수님이 개발한 케이스 스터디를 우리의 토론 방식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혹시나 시간있으시면 한번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돈은 없고 그냥 부탁드리는 겁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하니 너무나 감사하게도 4번이나 와주셨다.

 

 

 교수님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토론이 진전이 안될 때 인원을 작은 그룹으로 쪼개서 다른 방에서 30분정도 토론을 진행할 수 있도록 깨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그룹에서 정리하는 사람(Rapporteur)을 하나 뽑아 거기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고하도록 했다.

 

 물론 그냥 쪼개서 해도 되고 그룹을 나눈 후 어떤 그룹은 어떤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것을 top-down방식으로 줘도 된다. 사람들은 토론을 할 때 사람이 많을수록 말하지 못한 의견들이 많아진다. 소그룹으로 나뉘니 더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이후 토론 수업은 거짓말처럼 유려하게 흘러갔다.

 

 

 

 

토론 참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와인을 통해 설명해주겠다.

 

 Consilience라는 와인으로 통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와인은 캘리포니아에서 와이너리를 가지고 있는 40대 정도의 4명의 사람이 모여 만든 와인이다. 이 와인사이트를 가면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이들은 와인을 완성하고 와인 이름을 정하기로 했고 다음날 각자 이름을 가져와 토론을 했지만 결론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일주일 후에 다시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

 

 다음주에 모자에 가장 괜찮은 이름을 종이에 넣어 그것으로 하기로 했을 때 모두 만장일치로 Consilience를 뽑았다.

 

 

 한번 생각해보자. 반장선거하듯하면 한 표씩 4개가 나왔어야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4명 중 3명은 자신이 열심히 고민하고 열변해서 설명하던 그 이름이 아니라 다른 친구가 만든 이름에 기꺼이 한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가 토론해야하는 이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게 있구나' 그걸 느끼면 기꺼이 그걸 따르는 것이 토론의 목적인데 한국의 토론은 건설적인 토론이 아니라 비난하기 바쁘다. 그저 내 의견을 관철하기 바쁘다.

 

 Consilience란 'Jumping together'로 함께 솟구치다라는 뜻이라고 홈페이지에 개재되어 있다. 난 이 와인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에 대한 너무나 귀한 교훈을 얻었다.

 

 

 

 

토론을 못해도 좋다

 

 내가 토론을 퍽 잘하고 수업도 많이 이끌고 하니 처음부터 잘했을 것같지만 미국 처음가서 토론할 때 1~2시간 내내 한문장만드는데 시간보냈다. 그것도 1년동안

 

 어느 날 교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인원은 생각이 없나?" 말을 못하는 건데...ㅜㅠ

 

 

 그렇게 몇번이고 창피를 당하고 이제는 미리 준비를 할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슨 토론이든 시작하고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으니 어느 순간에 어떤 얘기로 치고 들어가면 적어도 낄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길게 말하기엔 저놈들한테 안되고 당연한 이야기도 임팩트없으니 삐딱한 걸 짧고 간결하게 질러봐야겠다.'

해서 열심히 벽을 보고 연습해서 치고 들어갔다.

 

 

 이 방식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칫 잘못해서 타이밍을 못 맞추면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타이밍이 안 맞는다면 '얘,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거지?'로 이어지니 준비를 잘 해가길 바란다.

 

 이걸 하고 많은 효력을 얻었다. 토론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토론의 흐름을 읽어가는 사람들은 엉뚱한 이야기도 격려해준다. 그래야 그 사람이 토론에 계속 참여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의미있는 타이밍에 치고 들어갔다? 진행자가 "와!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요?"라고 칭송을 해준다. 난 이걸 통해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사회는 지금 개별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거나 그걸 가지고 일해나가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탁월하나 함께 가는 사회를 향한 측면은 많이 모자라다. 우리는 그걸 하버드의 토론 수업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그래야 한단계 향상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유튜브 댓글

 

내 의견이 곧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고, 그 의견이 수용되지 못할때 내 존재 자체를 거절당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머리로는 알지만 그 순간엔 당혹감, 부끄러움이 들기도 하구요. '누가'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건강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편안하게 통찰하는 주제를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

 

한국에서 토론 문화가 정착하기 어려운 이유는

1. 정답아니면 오답이라는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승패방식에 익숙해져서 상대방이 상호협력 자세를 취할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낮고

2. 그에 따라 자기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패 라고 여기는 무의식이 커졌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교수님 책 나오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코멘트: 준비, 시뮬레이션을 한 것과 무작정 부딪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BijiFP0Fkg&list=LL&index=61&t=10s

#최재천의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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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하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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