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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1차 대전이 진짜 끔찍한 이유 l 역알못도 시간순삭 당하는 전쟁사 [1차세계대전 요약]
1차세계대전은 잠수함, 비행기와 같은 첨단기술들이 살상을 위해 동원된 인류 최초의 대량학살전이다. 심지어 전사자는 약 천만명에 이르렀고 참호 속에서 4년간 대치하는 지옥과 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시작이 사라예보에서 울린 두발의 총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복잡한 이유가 있다. 총성 이전 유럽의 상황을 한번 봐보자.
1차세계대전 이전 유럽의 상황
19세기 유럽은 산업혁명, 제국주의, 민족주의가 활발했고 이 중 특히나 민족주의는 프랑스 나폴레옹에 의해 유럽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독일은 유럽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민족주의가 보다 강렬했는데 이시기 독일이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등 여러 나라로 쪼개져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때 독일 연방이었고 추후 북독일 연방, 독일 제국을 건설하게 되어 명칭이 계속 바뀌기에 편의상 독일로 통칭해서 쓰겠습니다.
독일 연방 중 오스트리아가 가장 힘이 쎘고 그 다음을 프로이센이 이었다. 팽팽했던 균형은 민족주의가 팽배하며 독일을 하나로 합치자는 여론으로 인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는 과격파인 비스마르크를 수상자리에 앉히며 전쟁을 준비했고 비스마르크는 수상자리에 취임한 후 철혈정책을 발표하며 군비를 증강한다.
독일의 통일 문제는 철과 피, 즉 군대와 병력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비스마르크
비스마르크의 천재성
비스마르크의 행보가 거슬렸던 오스트리아는 프로이센에 전쟁을 선포한다(1866.6.14 프로이센-오스트리아전쟁). 여기서 프로이센이 승리하며 독일연방의 주도권을 쥐게 되어 들떠있던 프로이센 국민들이었지만 비스마르크는 달랐다.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기 위해 더욱 국력을 소모하는 것이 아닌 독립국으로 놔두고 자존심을 챙겨주며 우호적 관계 혹은 중립적 관계를 유지하려한다.
그렇다고 그냥 두지는 않았고 비스마르크는 북독일연방을 만들며 독일연방에서 오스트리아를 퇴출시키고 오스트리아를 고립시켜두었다.
프랑스는 독일의 통일을 견제해 전쟁을 일으켰지만 (1870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보불전쟁) 프로이센은 또 다시 승리하며 나폴레옹 3세를 포로로 잡았다. 이후 1871.1.18에 프랑스를 침략해 베르사유 궁전에서 독일 제국을 선포한다.
비스마르크는 이 와중에도 프랑스의 복수를 생각해 철저히 고립시켜 전쟁의지를 꺾고 유럽의 현 상황을 최대한 유지해 내정을 안정시키려한다.
먼저, 러시아, 오스트리아와 삼제 동맹을 맺어 프랑스와 러시아가 동시에 쳐들어오는 상황을 막았고(오스트리아는 이미 우방인 상태) 영국의 진입을 막으려 해양패권과 식민지 경쟁에 관심이 없다고 어필해 사이를 두텁도록 했다.
어리석었던 독일
독일은 화학, 철강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기에 비스마르크의 현상 유지 정책을 답답해했다. 1890년 젊고 혈기왕성한 빌헬름 2세는 75세의 늙은 비스마르크를 해고하고 유럽의 균형과 평화를 깨버린다.
빙구짓모음
1. 빌헬름 2세는 해외식민지 진출을 위해 해군력을 강화했고 우호적이었던 영국과 독일 사이는 급격하게 멀어졌다.
2. 비스마르크가 애써 손잡아놨던 러시아와의 동맹도 깨버렸다. 갑작스러운 동맹해체에 어이없어진 러시아는 프랑스와 손을 잡았고(1892년 러불동맹), 덕분에 비스마르크가 만들어둔 프랑스의 고립상태가 깨졌다.
1902년 당시 영국은 아시아에서 급부상 중인 일본과 동맹을 맺고(1902년 영일동맹) 러시아가 동아시아 쪽에서 조선, 만주를 탐내며 남하정책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가 일본과 싸울 것을 대비해 프랑스와도(1904년 영불협상) 동맹을 맺었는데(맺지 않으면 러시아가 일본을 침공했을 때 러시아, 프랑스 VS 영국, 일본으로 싸워야하므로 독일 견제가 취약해짐) 1907년 러시아가 이에 참여하며 영-프-러 삼국협상이 체결된다.
이로써 동맹국인 독일제국 -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 오스만 제국과 연합국인 영 - 프 - 러의 대립이 시작된다.
막간이야기: 오스만 제국이 돈을 지불하고 영국한테 전함을 샀는데 처칠이 전쟁때문에 돈을 받고 전함을 주지 않는다. 오스만 제국은 중립을 원했지만 이 사건으로 빡쳐서 동맹국편에 서게 됐다. 근데 패배하여 제국이 붕괴된다. (영국이 ㄹㅇ양아치긴 하다)
제 1차세계대전 발발
이 아슬아슬한 균형은 발칸반도에서 터지게 된다. 예로부터 발칸반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차로였고 다양한 민족이 모여있었다. 이 중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는 민족주의에 불타있었고 나라도 붙어있었으며 민족도 많이 섞여있었기에 서로 통일을 하고 싶어하였다. 헌데, 1908년 오스트리아가 보스니아를 자기들 식민지를 만들어버리면서 이 통일은 물거품이 됐고 분노한 세르비아의 한 청년은 사라예보에 군사훈련을 참여하러온 오스트리아 황태자부부를 살해한다.
그 청년은 보스니아에 사는 세르비아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로 세르비아의 민족주의 지하단체 '검은 손'의 멤버였다. 그래서 이 사건의 불똥은 세르비아에 튀게된다.
사실 오스트리아는 슬라브족이 많은 세르비아를 뒤에서 러시아가 지원해주었기에 그것을 견제하려 세르비아를 건드렸던 것이기에 사라예보 사건은 곧 게르만족과 슬라브족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제국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는 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전쟁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했고 각 국을 지원하려 러시아와 독일제국이 참전, 1914년 제 1차세계대전이 발발한다.
19세기까지 유럽의 전쟁은 몇 주면 끝났기에 크리스마스 이전에 돌아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등 군인들은 소풍가는 마음으로 참전했으나 이건 기나긴 악몽의 시작이었다.
독일은 전선이 프랑스와 러시아, 양쪽으로 이어져있었기에 '슐리펜계획'(서부전선에 병력 7/8을 퍼부어 6주안에 프랑스를 끝내고 동부전선으로 보내 러시아마저 박살내겠다는 계획, 러시아는 당시 땅도 거대하고 철도도 부실한 상태였다)을 통해 극복하려한다.
이때 프랑스과 마주한 국경으로 가지 않고 그나마 만만한 벨기에를 통해 침투함으로써 벨기에와 맞닿은 프랑스의 느슨한 전선을 돌파할 생각이었으나 생각치 못한 벨기에의 분전으로 병력이 지체되게 된다.
또한 독일이 전쟁전 영국에게 벨기에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중립을 약속받았지만 독일이 벨기에를 침공함으로써 화가 난 영국은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벨기에는 영국을 침공하기 좋은 위치기에 영국은 벨기에를 다른 열강에 떨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중립국으로 만드려 했다)
영국이 참전하니 일본, 이탈리아도 연합국측에 참전해 전쟁은 점점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작전에 실패한 독일
벨기에를 점령하고 1914년 9월 전쟁 한달 만에 프랑스 파리앞에 있는 마른강까지 도달한 독일군은 동부전선의 러시아군이 도착해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러시아군에 독일군은 당황했고 서부전선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던 동부전선으로 부대를 보내야했기에 후퇴해야만 했었다.
그 모습을 본 연합국은 독일군을 공격했고 피해가 커지자 강행군에 지쳐있던 독일군은 결국 마른강의 전선을 철수시킨다.(마른전투)
이로 인해 속전속결을 계획했던 독일이 기동전을 포기함으로써 4년 내내 지옥의 참호전이 이어지게 된다.
왜 참호전으로 이어지게 된걸까
산업혁명기에 등장한 증기기관과 철도로 보급이 수월해졌고 무엇보다 기관총이 등장했기에 돌격보다 수비가 훨씬 유리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서로 참호 속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되었다.
참호 속은 거의 비에 젖어 진창이었고 때로는 허리 위까지 흙탕물이 고여 며칠내내 있어야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더러운 물에 담근 발은 썩어갔고 전쟁으로 인해 시체가 늘어만가니 쥐들이 창궐, 쥐잡이 병도 생긴다.(독일의 전차 수십대의 전선을 쥐가 먹어 참사가 나는 상황도 발생)
또한 질병으로 인해 수백만 병사들이 쓰려져갔다.
1914.12.24 전쟁에 지친 전장의 군인들은 서로 성가를 부르며 총을 놓고 비공식적인 휴전을 약속했다. 중간 무인지대에서 양측 병사들은 먹을 것을 나누고 서로간 시체를 거두어갔으며 심지어 축구경기도 열렸다.
(3:2 독일 승).
이를 들은 양쪽 사령관들은 싸워야할 이들이 군기가 해이해졌다며 화가 났고, 1915.4 이프르 전투에서 살상 목적의 독가스를 최초로 사용하기에 이른다.
제 1차 세계대전 내내 12만 5천톤의 독가스가 살포됐고 97만명이 사망했다.
독가스를 써도 교착상태가 이어지니 전쟁을 끝내기 위한 신무기가 점점 발전하기 시작했고 1916년 영국은 세계 최초의 전차인 MK1을 투입한다. 이후 주로 정찰용으로 쓰였던 항공기에도 기관포가 장착되어 전쟁은 육지전에서 공중전으로도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발달은 1916년 2월, 1차세계대전 최악의 전투로 뽑히는 베르됭 전투에 영향을 끼친다(10달간 100만명 사망). 독일은 프랑스군이 물자와 병력을 죄다 소모하게 만들기 위해 100만발이 넘는 포탄을 쏟아냈고 프랑스군은 이에 대응폭격을 실시하니 서로간에 지속적으로 그저 총알받이만 투입되는 상태가 이어졌다.
미국의 참전
1차세계대전 중 영국은 독일의 해상길을 막았고 식량의 1/5을 수입에 의존하던 독일은 이를 타파하기위해 U보트를 발명하여 연합국 측 선박이 보였다하면 마구잡이로 격침시킨다. 윈스턴 처칠이 직접 U보트를 언급할 정도로 U보트는 엄청난 능력을 자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U보트가 영국의 여객선 루시타니아호를 격침시키며 거기에 타고 있던 미국인 승객 128명이 사망한다(1915.5).
지금까지 그 어떤 문명국가도 민간인이 탄 선박을 침몰시킨 적은 없었기에 독일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1917년 연합국의 공세에 궁지에 몰린 독일은 무제한 잠수함작전을 펼쳤으나 이 중 미국의 상선도 피해를 입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내에 전쟁참가 여론이 거세졌고 결정적으로 '치머만 전보 사건'으로 인해 미국은 제 1차세계대전에 참전한다.
치머만 전보사건: 1917년 1월 독일의 외무장관 치머만이 멕시코에게 '너네가 미국공격하면 우리가 지원해주고 빼앗긴 옛 땅도 찾게 해주겠다'라고 보낸 전보
윌슨 대통령은 1917.4.2 모든 걸 끝내겠다며 참전하고 이때 14개조 평화 원칙을 같이 발표하며 미국이 전쟁을 방지하는 강대국으로서 세계평화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한다.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 와중 독일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의 정권을 장악하며 소비에트 정권을 세우고 동부전선을 이탈하며 1차세계대전에서 빠진다. 독일은 동부전선이 비어버렸기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겨 미국의 물자가 도착하기전 전쟁을 끝내려 서부전선에 총공격을 감행했지만 무리한 공격으로 피해만 키웠고 무리한 명령의 반복에 화가난 병사들은 1918년 11월, 킬 군황에서 11월 혁명을 일으키며 소비에트 정권을 세운다. 그리고 11월 11일 독일이 항복하며 1차세계대전이 종결된다.
1919/1/18에 독일 제국을 선포했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1차세계대전 사후처리를 위한 파리 강화회의가 열린다. 여기서 독일은 1,320억 마르크(약 300조원)만큼의 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으며 독일의 경제는 파탄났고, 물가가 10억배로 오르기까지 한다. 독일 국민들은 당시 금융업을 장악하던 유대인에게 분노를 향했고 그러던 와중 아돌프 히틀러가 집권하게 된다.
(1차세계대전 끝)
1차세계대전이 일으킨 국제적 변화
1.독일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러시아제국 무너짐
2. 프랑스 제 3공화국, 대영제국 붕괴가 가까워짐
3. 영합국편에 선 일본은 제국 성장의 기틀을 세움
4. 미국의 시대가 도래하는 계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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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625 이후에 이렇게 발전하게 된것을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그랬는데 1차대전에서 패배하고 30년만에 다시 세계와 전쟁할정도의 국력을 회복한 독일도 정말 대단하네요
2차대전도 결국 패배했지만 다시금 또 선진국 반열에 있구요.
러시아와 독일제국의 관계악화는 민족주의, 범게르만주의 범슬라브주의의 대두랑도 연관되어있고, 러일전쟁의 패배로 러시아 국내상황이 파탄났던거도 하나의 이유였었어요.
그전에 이미 비스마르크 말기에 이미 삐그덕거리는 전조도 있었고요.
발칸반도에 오헝제국이 여러 슬라브 신생국과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상태에서 전쟁은 어쩔수 없었을듯. 이미 그때 모든 나라에서 전쟁을 열광적으로 원하던 상황이라. 이미 근대는 끝나고 현대 사회의 시작에서 일어날 일이 너무나도 크게 일어난 비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볼수도 있겠네요.
코멘트: 전쟁은 언제나 참혹한 결과만 낳는다
https://blog.naver.com/vkdldj0011/222707399818
#제1차세계대전
#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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