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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출생을 하는 순간 국가에서 13자리의 숫자를 부여받는다. 이게 주민등록번호이고 17살이 되면 의무적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야한다. 이 순서는 당연한 걸까? 그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우리 생활에서 없으면 안 될 주민등록번호
꽤나 예전부터 사용되어 왔기에 우리는 주민등록증에 대한 의문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입학, 입대, 취직, 세금, 병원, 집을 살 때, 이사할 때, 심지어 핸드폰 살 때도 모든 생활은 주민등록번호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건 그대로 국가에 보고된다. 국가는 알고자 한다면 우리의 모든 생활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해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등의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진국들은 일부러 주민등록증과 번호를 만들지 않는다. 물론 개인식별번호는 있기는 하나 정부가 국민에 대한 정보 수집을 최대한 피한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니 선진국에서는 여권, 운전, 조세, 복지 등 목적별로 카드와 번호가 따로 있고 번호는 지역, 생년월일 등이 적혀있는 주민등록번호와 달리 아무 의미 없는 일련의 숫자로 되어있다.
해외에서 주민번호의 역할을 하는 것들
독일과 프랑스에는 전 국민에게 ID카드를 발급하고 운전면허증과 함께 신분증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번호는 10년간 사용되고 바뀌며 국가에서 이를 수집하는 걸 법적으로 엄히 금하고 있다. 일본 2016년에 또한 전 국민적인 신분증을 만드려 마이넘버카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반발이 심해 의무화는 하지 못했고 2020년까지 발급률은 20%에 그쳤다. 그나마 코로나 지원금을 이와 연동한다고 하여 30%대까지 겨우 늘렸다. 일본은 정부에 협조적인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개인 사생활을 국가가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두려움과 유출의 불안감이 있어 카드 사용빈도도 낮다.
미국도 전 국민이 갖는 신분증은 없지만 숫자가 9개로 이루어진 사회보장번호가 이 역할을 한다. 다만 여기에는 사진, 지문 등의 개인정보는 전혀 담겨있지 않으며 발급이 의무도 아니다.
주민등록번호없이 국가운영하는 법
그럼 왜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운영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 것이다. 그리고 그건 영국사회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나라들은 전부 영국에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살면서 관공서를 갈 일이 거의 없다. 각종 신고를 하려 동사무소를 들락날락하는 우리와 달리 영국에서는 흔히 평생 3번만 가면 된다고 한다. (출생신고, 혼인신고, 사망신고) 그리고 여기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관공서를 평생 본인이 갈 일도 없다. 그리고 이사를 해도 전입신고를 안해도 된다. 국가는 이러니 국민이 어디서 사는지 알 수 없으며 정확히 말하자면 알면 안된다고 여긴다. 투표 또한 신분증없이 할 수 있는데 투표장에 가서 주소와 이름만 밝히고 원하는 후보를 찍으면 끝이다. 출입국 관리할 때도 국민이 나라를 드나드는 것을 국가가 알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가는 국민을 믿어야지 함부로 신원을 의심하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국에서 가장 힘든 일은 자기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일이 되었고 여권을 만들 때는 마을에서 가장 망명있는 사람을 찾아가 여권에 붙일 사진 뒤에 '이 사람이 여권 신청인 맞음'이라는 글을 써서 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니 가짜여권, 대리투표도 가능하다. 물론 주민등록제도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영국 의회에서 보수와 진보가 합쳐 이를 막았다.
이렇게까지 주민등록증과 번호를 경계하는 이유는 국가가 너무 많은 힘을 가질까봐이다. 이건 필연적으로 국민을 통제하는데 쓰여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히틀러처럼 국민이 늘 바른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일부러 국가의 힘을 통제한다.
한국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처음 시작한 방법
한국에서도 주민등록제도를 처음 시행할 때 반대가 심했다. 1961년 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주민등록제도를 시행하려했지만 번번히 실패하다 1968년 김신조 무장간첩사건을 계기로 남파간첩색출을 이유로 주민등록제를 강행했고 1975년에는 지금처럼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가 담긴 주민등록증을 발행한다. 이로 인해 정부는 140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혈액, 키, 사는 곳, 병력, 병역, 결혼 등등)
그럼 이 주민등록제를 폐지해야할까?
사실 폐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민통제를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이 주민등록제를 기반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코로나시대에 효율, 편리, 신속성을 증명해냈다. 이런 편리함에 취해 우리는 국가가 우리의 개인정보를 가져가도 별 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 폐지가 아닌 개선의 방법도 나오고 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 과연 국가는 이 정보를 악용하고 있지 않을까?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주제이다.
유튜브 댓글
오늘도 교수님의 영상을 보며 느끼는 감탄과 더불어 편리한 행정시스템이라는 달콤한 과실도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재산권 침해 등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시 한번 고심해봐야 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주민등록제도가 가지는 장점도 많습니다. 다만, 개인정보를 너무 많이 자주 요구하고, 기업이 개인정보를 유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게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늘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서구 사회의 시각이 정말 와 닿습니다. 오랜 기간 열린 사회의 적들과 치열하게 싸워 온 시민 사회의 집단 지성이겠죠.오늘도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코멘트: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딱히 중요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를 알게 되었다. 국가가 전부 통제한다면 이게 민주주의의 탈을 쓴 무언가가 되지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번 해보게 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H5a_FxsAQ&list=LL&index=1&t=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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