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게이머 김실장
최근 어떤 책을 봤는데 거기서 한 부모님이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갑자기 게임중독에 빠지자 이를 해결하려 별별 논문도 다 찾아보고 하여 해결하는 내용이었는데 물론 가정마다 교육관이 다르니 뭐라고 할 건아니다. 이 가정은 '게임을 하면 안된다'라는 교육관을 가진 곳이고 나는 '게임은 해도 된다'라는 가치관을 가졌다. 다만 현존하는 게임이 워낙 많아 전부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고 기준이 있다.
게임은 그저 게임으로 정의할 수 없다
이런 토론을 할 때마다 답답한 건 사람들이 게임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정의한다. 게임은 각각 플레이방식과 스토리 등 엄청나게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근래 사람들은 '그냥 게임은 이렇다'라고 접근해버리니 디테일적인 부분이 전부 무시당한다.
나는 게임을 많이 해 본 사람이다보니 아들이 무슨 게임을 한다면 내가 직접해보고 알아봐서 구분해서 시켜줄 수 있지만 이게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안되는 사람들이 "그러면 어떠한 게임을 시켜야합니까?"라고 물었는데 딱히 알려줄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것에 놀랐다. 아이가 성별이 뭐고 나이가 몇살이며 국적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한데 이런 자료가 없으니 답답하다.
나는 아이에게 문명의 발달이라던가 구석기, 신석기 등의 역사 공부를 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재밌기까지 한 문명을 시켜보았는데 내 오판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이걸 소화하기에는 문명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어렵게 되어있어 몰입시키는 게 힘들었다. 이 경우에는 문명은 좋은 게임이지만 초3이하기는 힘든 게임인 것이다. 이처럼 디테일한 비교가 필요하다.
이런 게임은 하면 안된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자. 이런 게임은 시켜선 안된다는 조건들
예를 들어
- 채팅 있는 게임
- 선정적인 게임
- 폭력적 게임
- 과도한 경쟁 요소
- 과금 요구도 높음
정도가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 게임을 구분하는 법을 생각해보자. 초3에게 마인크래프트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괜찮은 거 같다라고 답한다. 근데 '마인크래프트면 괜찮지'라는 접근부터가 틀렸다. 지금의 마인크래프트는 뼈대일 뿐이고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어마어마하게 세분화되어있다. 모드가 뭐가 있냐, 어느 서버에 접속하냐, 멀티플레이가 되느냐 안되느냐 등 엄청나게 많은 요소들이 있는데 그냥 '우리 아들은 마크하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게 되면 안에서 무슨 게임을 하는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하이픽셀이라는 동시접속자가 10만에서 20만명씩 있는 서버에서 미니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과금요소도 있긴 하지만 오로지 치장품뿐이라 과금요소가 덜 하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요즘 아이들이 로블록스 게임도 많이 하는데 나무위키에 로블록스 문제점만 봐도 잘 설명되어 있다. 성인물들이 보여졌던 경우도 있고 과금요소가 심한 부분도 있으며 게임을 만든 사람이 돈을 가져가는 구조라 좋은 게임도 많은 반면 쓰레기 게임도 엄청 많다. 그러니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게임을 한다고 안심하지 말고 어떤 게임 모드를 하는지 체크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 무조건 안돼라고 하지말고 "이 모드는 되는데 이건 안돼, 왜냐면 이건 너무 과금이 많이 들어가 혹은 폭력적이야"라고 한다면 아이들도 그정도는 하면 안되는 걸 안다. 즉, 하면 안되는 것과 그 이유, 해도 되는 것과 그 이유를 아이들이 인지해야한다.
이런 게임은 시켜선 안된다2
하면 안되는 게임류로는 이런 것이 있다. 누적적 성장과 경쟁이 포함된, 흔히 말하는 MMORPG류이다. FPS류들은 죽으면 다시 태어나면 되지만 MMORPG류는 그렇지 않다. 이건 아이들이 하기 부적합하다. 왜냐하면 성장에 시간이 들어가기에 아이가 다른 걸 할 수 가 없다. 우리는 보통 언제부터 언제까지 할 거하고 규칙적으로 게임하기를 원하지만 누적적 성장이 있는 게임들은 언제부터 언제이런게 필요가 없고 그냥 시간의 총량이 많아야 성장한다. 어른들이야 과금으로 메꾸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안된다. 그리고 성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면 자신이 계속 지고, 약자인 상황이 만들어지니 아이들이 성장을 하기 위해서 게임을 끊지 못하고 더 해야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누적적성장만 있다면?이건 문제되지 않는다. 내 캐릭터의 성장만 보고 다른 사람과 싸우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끊을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아들에게 던그리드라는 게임을 선물해줬다. 이건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대부분 한 게임에서 끝나지만 성장도 한다. (대표적으로 아이작같은 게임?) 이러한 누적적 성장만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PC나 콘솔에 많이 분포되어있기에 집에 콘솔이 있으면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폭이 상당히 늘어난다. 근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콘솔을 안 사준다. 스마트폰보다 콘솔이 훨씬 건전함에도 불구하고
'저거는 게임기니까 안돼'가 아니라 아이들의 게임을 관리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이점이 훨씬 많다.
중학생부터는 배그가 최고의 게임?
부모입장에서 물론 학업에 올인되어있으면 당연히 기쁘겠지만 기계도 아니고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어야할테니 굳이 따지자면 게임만한 건전한 게 없다. 고등학생정도면 아마 배그가 가장 좋지 않을까? 1. 누적적 성장이 없고 2. 과금적 요소가 없으며 3.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경쟁하고 4. 그 판이 끝나면 끝나니 게임의 속성이 부족한 점이 없다. 총을 쏘니까 폭력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15세이상 이용가기도 하고 이걸로 폭력적으로 되는 건 좀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군대가서 총 쏠거다.
아이들을 위협하는 스마트폰
부모가 됐을 때 가장 주의해야하는 건 스마트폰이다.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은 과금요소가 다 포함되어있다. 그러니 이걸 컨트롤하지 못하면 PC나 콘솔보다 몇십배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모바일 무료게임을 깔아주곤 하는데 이게 제일 위험하다. 무료게임은 대부분 광고를 통해 돈을 벌게 되어 광고가 선정적인 것 등 별 이상한게 다 나오고 30초간 필수적으로 시청해야한다. 그러니 최소 '광고 안보기'정도는 과금을 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어찌됐던 스마트폰 게임들은 많이 위험하다.
근데 여기서 부모와 자식간에 문제가 생긴다. '나 스마트폰 언제 사줄거야?'
부모는 최대한 늦게 사주고 싶으나 아이들은 친구들도 다 있는데 왜 난 없냐며 울먹일 것이다. 처음 살 때는 게임도 안 깔고, 공부 열심히 할거고 등등 얘기하겠지만 아이가 지킬리가없지.. 아이가 스마트폰을 쓰는데 있어서 카톡 등 사생활 침해 수준으로 컨트롤하는 건 문제지만 어떠한 게임을 깔지에 대한 컨트롤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머리가 크면서 당연히 컨트롤하기 어렵겠지만 조율해야한다. 어쩔 수 없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앱설치에 대한 영역은 관리해야한다.
최악의 케이스는 하지말라고 억압시켜놨는데 아이들이 머리가 큰 상태로 스마트폰을 넣게 되면 억눌려왔던 것들을 안 보이는데서 마구마구 할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막는 건 정답이 아니다. 그러니 건전한 게임들을 넘겨주며 "내가 게임하지말라고 했어?할 수 있는 게임의 리스트를 분명히 줬잖아. 아빠가 하지말라는 건 이쪽영역에 이런 이유로 있는 것들이고 저쪽영역에 있는 건 해도 돼."라고 접근하는 것이 아이들도 받아들이기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즉,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사용하라는 것
물론 화이트리스트의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쪽과 같은 계열이면 화이트리스트에 없는 게임을 시켜도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블랙리스트의 게임들을 학교에서 애들이 하면 애들이 다 그쪽방면으로 얘기하니 솔직히 안하기도 어렵다. 여기까지 통제하려면 어릴 때부터 부모와 자식간의 유대를 깊이 쌓아놓아야한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게임을 시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되게 당연하고, 어렵지 않으며 기본적인 규칙만 지킨다면 난 언제든지 게임할 수 있어라는 생각과 함께 유대를 갖춰나가며 유도해야지 무조건 억압하고 이게 언제까지나 먹힐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한달에 얼마정도 풀어주고 이정도까지만 과금해라는 괜찮나?
이것도 위험요소가 있다. 과금이 필요하다는 건 과금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부족함은 느낄 수 밖에 없다. 위의 시간이 부족한 개념과 마찬가지이니 '얼마 안 해줬으니까 괜찮아'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아들의 경우에는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할 때 치트키같은 걸 많이 쓰곤 했는데 오히려 속으로 좋아했다.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치트를 써서 엄청 쎈 순간을 겪어버려 이후로는 개노잼이 되버리는 것이다. 어차피 엔딩까지 캐시를 쓰게 할 수 없으니 그냥 그 영역에 있는 게임을 안 시키는 것이 맞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경우에는 과금과 시간을 전부 포함하니(메이플같은 부류) 아이들은 갈망을 느낀 상태가 되고 만약 테라버닝(경험치를 평소보다 많이 줘 레벨업을 빨리 할 수 있는 시기)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면 거기에 더 집착하게 된다.
그럼 게임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이렇게 말했다고 노력해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게임리스트를 주면 안된다. 원래 게임 초기에 배우는 과정은 재미없는데 그 과정만 거치고 다른 거 하고 다른 거 하다보면 이 자체의 소중함과 흥미를 못 느끼게 된다. 그러니 하나를 고를 때 잘 골라서 줘야 되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미션을 같이 줘야한다. 이 흐름이 안되면 이것저것하다가 결국 자극적인 블랙리스트게임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과정들 또한 평소 유대감이 있어야지 바로 강압적으로 해버리면 안된다. 그러니 평상시 대화를 잘 하는 상황을 구축해놓아야한다. 평상시 대화도 안하다가 영상보고 "이 게임하지마, 유튜브에서 하지말라더라"라고 하면 퍽이나 자식이 말을 들을 것이다. 힘든 초기단계를 스킵하고 바로 결실단계로 가려고하면 제대로 굴러갈리가 없다.
자 그럼 게임 리스트를 정리해보자
[추천게임]
보드 게임들(이게 제일 최우선)
패키지/콘솔게임 (가족과 함께) - 매우 좋음
ㄴ It takes two
ㄴ 오버쿡드
ㄴ 링피트
ㄴ 마리오 오딧세이/카트
ㄴ 저스트댄스
미로대탐정 - 초등학교 저학년(스팀)
스타듀벨리
포탈
팩토리오
레이튼 시리즈
동물의 숲
영걸전/조조전 (삼국지 읽은 척 가능)
대항해시대(온라인은 안되고 패키지로/ 세계지리 세계사 예습)
시티즈 스카이 라인(건축/수학 공부 가능)
폴 가이즈 (옆에서 응원)
리듬액션
드래곤퀘스트 빌더즈(콘솔 마인크래프트)
오목이든 장기든 알까기든 보드게임을 가족과 함께 하는 게 가장 좋다. 또 다른 좋은 방법으로는 가족과 다 같이할 수 있는 콘솔게임들(닌텐도 탁구라던가)
포켓몬의 경우에는 포켓몬을 모아 목표달성도 할 수 있고 악당을 만나 겪는 이야기로 토론을 할 수 있고 왜 이런 뜻으로 갈등을 빚고 악을 행하느냐에 대한 대화도 가능하다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자기생각을 부모님한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된다. 어른들도 자기 생각을 말로 꺼내는 걸 힘들어한다.
아이의 경우에는 이 포켓몬이 왜 더 쌔?(상성) 왜 얘는 크면 이렇게 되는거야? 얘는 왜 악당이 되는거야? 등을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설명하도록 하면 아이가 생각보다 논리적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도 부모님이 좋아하니 더 아는 척하고 싶고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을 잘 알면 대안도 꺼낼 수 있다. 하스스톤을 하고 싶다하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시키면 된다. 훨씬 더 싼 가격에 경쟁하지 않고 혼자서 자기시간 조절해서 할 수 있는 같은 종류의 게임을 알려줄 수 있다.
아빠 왜 재미없는거 시키고 난리야........어?재밌넹 아빠 겜잘알 ㄷㄷ
총정리(이건 유튜브가 아니라 개인적 정리)
유튜브 댓글
게임은 문화지만 중독될 수 있다는 입장에선 부모님들이 필수로 봐야하는 영상같음
ㄴ몰입 과몰입이 맞습니다 중독유발 행위 물질 기준에 부합안됐어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초등학생 시절에 메이플류 용돈벌이 했던 유저로서 게임을 막기만 하면 안된다는 거 너무나 공감됩니다.초등학생 시절, 메이플 길드에서 레이드 뛴다고 아버지께 말했을 때, 크게 뭐라 안하시고 오히려 모임 장소로 지정된 PC방까지 데려가주시고 잘 부탁한다고 하셨던 게 생각나네요.리니지2하셨기에 어느정도 이해해주신 건진 모르겠지만, 5시간 조금 넘게 걸려 자쿱 잡았을 때 같이 기뻐해주시던 갓까지 기억납니다.중요한 건, 게임이 마냥 문제가 되는 건 아니고 그걸로 부모자식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며 그걸로 서로 호감과 애정을 쌓아가는 방식을 생각해야 하는 거겠죠.아직 결혼 생각도 없고 여친도 없지만, 아이가 생기면 그때 아버지께서 해주셨단 것처럼 아이와 같이 뭔가 할 수 있는 게임을 하게끔 만들고 싶네요.
코멘트: 아들이면 게임으로 해결인데 딸의 아이돌덕질은 어떻게 해결해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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