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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위험한 도박을 했다 | 뇌 가소성, 뇌과학 이야기

동영상(지식정보 전달)/지식은 날리지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3. 10. 1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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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날리지

 

 

인간이 약하게 태어난 이유

 우리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최신 기술을 누리고 살지만, 그에 반해 뇌는 20만 년 전 조상의 뇌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우리가 20만 년 전 원시시대로 가든,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현대 시대로 오든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뇌 가소성 때문이다.

 

 인간은 사막, 남극은 물론 달이나 화성까지도 노리고 있다.

 

 인간의 뇌는 적응력을 위해 위험한 도박을 했다. 인간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사바나를 벗어나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무쌍한 지형과 날씨에 적응해야했는데, 미리 설계된 뇌로는 그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는 빠른 성장과 전문성을 포기하고 어떤 환경에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가소성을 택했다.

 

 그래서 갓 태어난 가젤이나 기린이 바로 뛰어다닐 수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뇌 가소성이란?

 

 우리의 뇌에는 팔이나 다리 등 각각의 신경으로 이어지는 신체 지도(feat. 호문쿨루스)가 있다. 그렇다면 부위가 만약 무언가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1979년, 스페인 군의 소총에서 발사된 초속 300m의 총알이 영국의 해군 제독 허레이쇼 넬슨 경의 오른팔을 꿰뚫었다. 괴사 위험으로 인해 그는 오른팔을 절단했다.

 

 그런데 그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라진 오른팔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의 그는 그것이 사후세계와 영혼의 존재의 근거로 보았었다.

 

 시간이 지나며 뇌를 관찰해본 결과, 팔이 절단됐을 때, 팔 부위를 담당하던 뇌 부분이 다른 부분(얼굴 등)을 담당하는 부위에 잠식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뇌 가소성이 활성화되는 기준

 

 2005년 플로리다에서 평생을 벽장에 갇혀 동물처럼 키워지고 있던 야생아 다니엘이 발견되었다. 그는 분명 인간이었지만 표정과 행동, 말이 불가능했다.

 

 의사와 사회복지사들이 말을 가르치고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알려주어도 다니엘은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다.

 

 우리의 뇌는 미완성인 채로 생겨나 외부 세계를 스스로 공부하며 성장한다.

 

 예를 들어 각 감각을 담당하는 감각피질들은 그저 각 감각기관에서 온 신호가 '우연히' 그 부위에 도달했기 때문에 그 감각을 처리하도록 발달 한 것이다.

 

 하지만 다니엘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뇌가 그러한 충분한 기능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한 실험에서 과학자들이 흰 족제비의 청각과 시각 피질 회로를 서로 바꿨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흰 족제비들은 아무 문제없이 앞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 우리 뇌는 무엇을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 단지 그 일이 주어졌기 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이 사라지면 다른 부서에게 흡수당한다.

 

마치 회사처럼

 

 

 

우리가 꿈을 꾸는 이유

 

 벤 언더우드는 두 살 때 양쪽 눈에 생긴 암으로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시력이 잃었어도 혀로 쯧하는 소리를 내고 그 소리가 물체에 반사된 소리로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이 가능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바로는 수 천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뇌를 관찰해 본 결과 소리를 들을 때 청각 부서 뿐만 아니라 시각 부서였던 곳도 활성화되었다.

 

 뇌 구조가 결합되는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우리가 안대로 눈을 한 시간만 가리고 있어도 시각 부서는 소리 신호에도 반응한다.

 

 그러니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시각 부서가 존립 위기가 도래한다.

 

 

 그래서 우리는 뇌간의 '외측슬상핵'이라는 부위가 시각 부서를 지키기 위해 '오직' 시각 부서로만 랜덤한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동시에 뇌간의 '뇌교'는 근육을 마비시켜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세상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것이 바로 '렘 수면', 즉 꿈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렘 수면과 꿈의 비중이 줄어든다. 기린과 가젤같이 어느 정도 뇌가 완성된 상태로 태어나는 조숙형 동물들도 인간들 같이 오랜 기간 양육이 필요한 만숙성 동물에 비해 렘 수면과 꿈을 덜 경험한다.

 

 뇌 가소성이 작아서 시각 부서가 쉽게 해체되지 않기 때문이다.

 

 

 

뇌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면?

 

 백내장으로 인해 인공 각막 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에 자외선을 볼 수 있게 된 사람들이 있다. 인공 각막은 기존 각막과 달리 자외선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뇌의 각 피질은 '만능 데이터 처리 엔진'이다. 1960년 대에는 시각 신호를 두피의 촉각 신호로 바꿔주는 '일렉트로프탈름'이 개발되기도 했다.

 

 

일렉트로프탈름

 

 이 원반은 카메라의 신호에 따라 두피를 마사지했고, 실제로도 효과가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사람들이 머리 촉감으로 주변 물체를 감지한 것이 아닌 실제로 보았다고 느낀 것이었다.

 

 

 우리의 뇌는

 

시각은 광자

청각은 진동

후각 or 미각은 화학분자

촉각은 압력

 

을 구분하여 받아들이지만 결국은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데이터 패턴에 따라 이게 자바스크립트인지 파이썬나뉘는 것처럼 우리의 뇌는 브라우저와 같이 그것을 나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진동으로 길을 알려주는 벨트, 시각을 잃은 쥐에게 전극을 통한 '디지털 나침판'의 실험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여러 실험을 통해 우리는 제 6감각뿐만 아니라 7, 8감각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포테이토 헤드 가설).

 

 

 

뇌가 변화하기 위한 조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것만으로 감각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되어야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먼에게 어떤 관객이 "저도 그렇게 연주할 수만 있다면, 평생이라도 바칠 수 있어요"라고 찬사를 보내자 그는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단순히 아무런 의미없이 일을 반복하는 것은 뇌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뇌가 변화하려 생각하는 것은 흥미와 긍정적 정서를 느껴야하는 시점이 있어야한다.

 

 파블로 피카소의 아들인 파울로 피카소는 아버지의 천재성에 짓눌려 어떠한 천재성도 보여주지 못하고 쓸쓸하게 삶을 마감했다. 압도적인 재능과 업적 앞에 그는 예술에 어떤 동기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유전자로 정해지는 것이라면 천재나 부자의 자식들은 모두 성공해야했겠지만 그들의 자식은 어떤 행위에 대한 내재적 동기를 발달시킬 틈도 없이 왜재적 동기조차 느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뇌는 이처럼 0부터 무한대까지의 가능성 스펙트럼을 가진다. 중요한 건 우리의 의지 뿐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더 느끼고 싶다면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라는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유튜브 댓글

 

뇌과학분야로 박사과정 진행중인 학생입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이렇게 웃기고 유익하기까지 하다니. 학부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영상 감사합니다.

 

진짜 엄청나고도 심오한 개념을 이렇게 재밌고 쉽게 설명하시다니... 지날님의 뇌가 "어려운거 쉽게 설명하기" 부서를 신설했음이 틀림없어

 

https://www.youtube.com/watch?v=h8rhb8eOFiA&list=LL&index=27

#지식은날리지

#뇌가소성

#우리는각자의세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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