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d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자마자 발견했고,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등 초기 문명의 사람들에게는 마시는 빵이라 불리며 화폐로까지 쓰였던 맥주는 지금과 생김새나 맛이 많이 달랐다.식은 맥주 ㄷㄷ
현재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맥주는 라거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 라거가 맥주의 메인을 차지한 역사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라거는 에일과 라거,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맥주의 역사
고대 이집트에서 아주 귀한 취급을 받던 맥주는 그리스, 로마에서는 급이 떨어지는 술로 여겨졌다. 그들에게는 와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그들이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포도가 없어서이다'라고 비하했고 로마에서는 불치병을 유발하는 이집트의 차갑고 탁한 음료라고 폄하했다. 그 와중 유럽북부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맥주가 발달되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야생 벌꿀이 풍부했고 토착 켈트인들은 이를 발효시킨 미드라는 술을 마셨다. 근데 인구가 늘어나고 산림이 사라지며 야생벌꿀이 부족하게 됐다. 게다가 벌꿀은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귀중한 재료였다. 그러니 미드라는 술을 제조하기는 어려웠고 꿀의 대체품으로 발아시킨 곡물을 찾아낸다. 하지만 이건 벌꿀을 발효시킨 원조 미드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 그래서 이 두 미드를 구별할 말이 필요해 곡물이 섞인 맥주를 에일이라고 부르게 된다. 로마는 이 에일 또한 폄하한다는 말이 있는데 로마가 영국을 통치한 300년간 에일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맥주는 어떻게 비하받던 술에서 메인으로 승격하게 되었나?
이후 게르만 족의 대이동으로 유럽은 게르만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영국은 게르만 족 중 앵글로색슨족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부터 에일이 다시 역사에 등장한다. 597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영국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려 수도사들을 파견하는데 이들은 원래 와인을 마셨던 이들이었고 거기엔 와인이 없으니 에일을 양조해 마시기 시작했다. 이것이 수도원 맥주의 시작이다.
8세기에는 게르만 민족을 통일하여 대제국을 세우고 로마 교황으로부터 왕관을 받아 황제로 등극하는 카롤루스 대제가 등장한다. 그는 맥주는 질보다 양이라며 큰잔으로 맥주를 마시던 맥주를 사랑한 인물이었다.
따라서 저급한 술이라고 로마인들에게 까여왔던 맥주는 게르만 인들의 자랑스러운 술로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와인과 더불어 유럽의 대표적인 술로 자리잡은 맥주는 수도원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중세 유럽에서 수도사들은 최고의 두뇌들이었고 그들은 고문서를 해독해 양조체계 등을 개량해서 품질이 뛰어난 맥주를 만들어냈다. 그 맥주는 일반인이 만든 맥주에 비해 너무 맛있어 이걸 마시고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금 맥주의 독특한 쓴맛과 향을 내는 홉이라는 것도 수도원 맥주에서 시작됐다. 홉 이전에도 다양한 약초와 향료를 썼고 이것을 그루트라고 했다. 아이엠그루트...
벚꽃가루, 생강, 호두나무 열매, 감초 등등 정말 다양한 재료로 만든 것이 그루트 맥주였다. 약초에 대한 지식도 뛰어났던 수도사들은 만능수도사ㄷ 홉을 넣어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훨씬 상쾌한 맛과 미생물에 대한 향균효과를 나타내 맥주의 부패를 막는 게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근데 영국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 영국은 그때 맥주양조원탑이라고 칭송받고 있었기에 그루트로만 맥주를 만들고 있었고 여러 업자들도 그루트만 취급하다보니 홉이 늦게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홉을 마셔보니 신세계였고 이를 beer이라고 부르게 된다.
그루트가 들어간 맥주 에일
홉이 들어간 맥주 비어
이후 홉에 매료된 영국은 모든 맥주에 홉이 들어갔고 비어는 모든 맥주를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잡는다. 19세기까지 유럽에서 맥주라고 하면 영국의 에일을 의미했고 영국의 에일제조법은 양조기술의 모범이었기에 유럽의 각국 맥주양조가들이 기술을 배우러 영국으로 떠났다.
근데 의외로 맥주에 굵직한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독일이었다. 여기서 라거가 탄생한다. 라거는 독일 남부지방의 뮌헨에서 태어나 체코의 필젠에서 완성된 맥주이다. 맥주는 독일에서도 북독일, 남독일로 나뉘어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남독일 맥주는 맛이 없었다. 12~15세기 북독일지역에서는 한자동맹에 가입하고 왕성한 교류를 오갔다. 이때 맥주는 주요 수출물품이었고 북독일 수공업자들의 조직 '길드'에서 만든 뛰어난 맛의 에일은 유럽 전역에서 호평받았다. 남독일 상류층은 남독일 맥주 맛이 구리니 북독일의 맥주를 수입해서 마셨으나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따라서 남독일 맥주의 품질을 높이자라는 결론을 내린다.
라거의 탄생
이러다가 1516년 남독일에는 물, 보리, 홉만 사용해야한다는 맥주순수령까지 이어지고 이후 남독일의 맥주품질은 북독일 맥주를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한다. 이 와중 우연히 저온 숙성 맥주가 탄생한다. 에일은 상온에서 발효시키는 음료였고 이 과정에서 잡균이 혼입되어 산패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남독일은 북독일보다 더 더우니 추운 겨울에 맥주를 담궈 서늘한 동굴에 얼음을 채워 보관했다. 숙성할 계절이 올 때까지 동굴 속 맥주를 장기간 보관했고 이때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시킨 맥주 하면발효맥주=라거의 탄생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효모의 존재를 아예 몰랐고 라거의 탄생은 우연했다.
이건 처음에 듣보 맥주취급을 받다가 엄청난 잠재력이 발견되게 되는데 산패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때 에일은 양조성공률이 높게 잡아야 80%였는데 라거는 양조성공률이 100%에 가까웠다. 그리고 장시간 저장하기도 용이했고 이에 저장하다라는 독일어 lagern을 사용해 라거라고 부르게 됐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라거
19세기에는 라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두 인물이 나타난다. 독일 뮌헨의 가브리엘 제들마이어와 오스트리아 빈의 안톤 드레어였다. 맥조 양조장의 후계자이며 친한 친구사이었던 둘은 영국에서 맥주를 배우며 견문을 넓혔고 몰래 영국의 맥아즙 샘플을 채취해온다. 유럽 문익점ㄷㄷ
제들마이어는 독일 맥주의 특징이었던 저온 발효 방식에 영국의 방식을 접목해 뮌헨 맥주라는 라거를 만들었고 친구인 드레어도 비엔나 맥주라는 라거를 만들어낸다. 이와 동시에 필젠의 양조장에서 독일의 양조가를 초빙해 필젠 맥주를 만들어내게 되는데 필젠의 특수한 물의 특징으로 밝은 황금빛의 맥주가 탄생한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맥주의 탄생이다.
이렇게 뮌헨맥주, 필젠맥주, 비엔나맥주가 유럽 3대 맥주로 서로 경쟁하게 되었고 결국 승리는 필젠 맥주가 하게 된다. 이는 시대적 우연함으로 대량생산이 이루어져 원래 부유층만이 썼던 유리가 서민들도 사용하게되어 맥주잔으로도 쓰이게 된다. 황금빛인 필젠 맥주는 맥주의 색깔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한 시대의 유행에 알맞았고 필젠 맥주가 유럽을 제패한다. 그리고 여러 기술의 발전으로 어디에서든 만들 수 있게 되어 이제는 전 세계 맥주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잡리뷰피셜)필젠의 맥주에겐 졌지만 영국의 맥아즙 샘플을 채취해온 점에서 큰 평가를 받아 라거의 아버지로 불리는 듯하다
유튜브 댓글
지나가던 독일 양조장 수습공입니다. 맥주와 관련한 영상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TMI를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1:22 발아시킨 곡물에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말씀을 보통 시청자분들이 '발아시킨 보리는 달다' 라고 이해하신다면 이는 아주 살짝 오류가 있는 표현입니다. 보리를 기준으로 말씀드렸을 때, 발아시킨 보리에는 여전히 당(발효당에 해당하는 일당, 이당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보리를 발아시키면서 기존에 보리가 가지고 있는 비 발효당인 다당류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 과정은 필수적입니다. 그냥 보리를 씹으면 단맛이 거의 없고, 발아시킨 보리를 씹어도 단맛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알파아밀라아제와 베타아밀라아제가 활성화되고 해당 효소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온도(대략 58~72도)를 부여했을 때 그들이 다당류를 분해해서 발효당으로 만들어주게 하기 위해서 보리를 발아시킵니다.
또 이 맥아 제조과정에는 발아 뿐만 아니라 효소가 활성화 된 이후 더이상 보리가 생장하지 못하도록 건조과정도 포함됩니다.
과거에는 이런 발아와 건조 과정 역시 양조사의 역할이었지만 현재는 분화되어 두 가지 직업이 되었습니다. Brauer(양조사)와 Mälzer(맥아 제조자, das Malz:맥아)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이 일하는 곳은 각각 Brauerei, Mälzerei라고 부릅니다. 그럼 20000
작은 TMI 살짝 덧붙이자면 독일은 맥주순수령이 있었지만 밀맥주도 제조하고 마셨습니다. 다만 밀은 빵, 즉 주식의 원료인데 술로 마시기엔 사치였고 비쌌습니다. 그렇게 법으로 평민들의 밀 사용처를 법으로 제한하고 귀족들만 마시는 고오급 맥주가 되었죠.
코맨트: 맥주가 발전되는 데에도 역사가 여러가지가 많이 얽혀있다.
#맥주
#독일
#라거
#에일
#그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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