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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전성기가 이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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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2. 5.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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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골방

본론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집안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다크 나이트의 조커와 2019년 토드 필립스 버전의 조커는 관객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다만, 그들의 다른 점을 꼽자면 다크나이트의 조커에는 관객들이 감정 정으로 이입하지 못했다. 둘 다 사람을 죽이고 사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지만 토드 필립스 버전의 조커에서는 관객들이 '내가 조커였어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토드 필립스의 조커가 관객에게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 방법

 

1. 특수한 상황

영화의 인물들은 저마다 특수한 상황에 놓이고 그 자체가 영화의 소재로 불리며 그동안 겪는 고난이나 갈등이 이야기로써 전개된다.

 

2. 보편적인 어려움

특수한 상황이어도 인물이 겪는 어려움은 보편적일 필요가 있다.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과 인물 사이의 접점을 넓게 형성을 해야지만 관객은 영화 속 인물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고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토드 필립스 버전의 조커는 상황은 특수하지만 그가 겪는 멸시와 핍박은 많은 이들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게 준다.

반면에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겪는 어려움은 본질적으로 베트맨을 쓰러뜨리고 세상을 더 혼란으로 빠뜨리겠다는 파괴 욕구에 가깝다. 그러니 관객들은 두려움은 느낄 수 있을지언정 보편적인 공감은 느끼기 힘들었다.

 

3. 필연적인 선택

위의 두 가지를 충족시켰다면 마지막으로 필연적인 선택을 통해 관객들이 납득토록 만들어야 한다. 토드 필립스의 조커가 저지른 악행들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그에게 감정적 연결을 끊지 못했고 이는 조커의 선택이 필연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초부터 다크 나이트의 조커처럼 특정 인물에게 의도적으로 감정이입이 되지 않도록 설계할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영화는 여기까지 구축을 해놓는 편이 좋다. 그래야 관객의 감정적인 몰입을 극의 마지막까지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최근 마블에서 결여된 방법

 

나는 근래 마블에서 특수한 상황과 보편적인 어려움의 영역이 제거되어 있다고 느꼈다. 엔드게임 이후로 등장했었던 블랙위도우나 샹치를 떠올려보면 특수한 상황은 알겠으나 보편적인 어려움, 필연적인 선택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곤 한다.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홈커밍과 파프롬홈에서 이미 내면의 성장을 이뤄낸 피터 파커가 갑자기 노웨이홈에 와서 다시 애 xx 모드로 롤백을 했던 건지 그걸로 일어날 필요가 없는 비극을 굳이 초래하는지가 솔직히 공감이 되지 않았다. 물론 마지막에 모든 짐을 스스로 감당하려는 선택을 하며 필연성의 숭고함을 느끼게 하긴 했지만 그 이전 단계의 선택들이 숭고함을 느끼는 데에 방해물이 되었었다.

물론 이 엄격한 잣대는 마블에게만 들이대는 것은 아니나 예전 시리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재미가 떨어진 요즘 시리즈의 원인을 한 번 고민해보려 한다.

 

앤드 게임에서 아이언맨의 선택이 숭고했던 것은 그것이 필연이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모든 수를 생각해봤을 때 아이언맨의 선택은 단 하나의 필연이었고 그 선택은 이전의 과정들과도 맥이 닿아있었기 때문에 아이엠 아이언맨 관객들도 필연적인 선택임을 납득하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영화 토르 시리즈에서는 1,2의 어려움은 '그저 왕자를 이어받고 싶다'라는 비인간적인 것이었기에 사람들이 공감하기 힘들었으나 3인 라그나로크에서 처절하게 땅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토르는 한 인격체로서 성장하고 싶다는 보편적인 열망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결정도 필연적이었기에 캐릭터가 점차 매력적으로 변해갔다.(1,2편의 성적을 더해도 3편의 성적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들어 마블에서는 특수한 상황까지는 흔히 이루어지지만 보편적인 어려움과 필연적인 선택을 제시하는 단계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이것은 정치적 올바름을 좇다 보니 발생하는 상황으로도 보이고, 디즈니+와의 연계를 위해 극을 확장시킬 요소를 인위적으로 집어넣다 보니 발생하는 상황으로도 보이기는 한다.

나 같은 라이트 관객을 붙들어 놓고 있는 것보단 디즈니+를 통해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선 현명한 판단일지도 모른다. 이전 영상들의 댓글을 봐도 이젠 세계관 연구 자체에서 재미가 주류가 되고 있다. (아랫글 참고)

 

그래서 마블에서 현재 보기 어려운 보편적인 어려움과 필연적인 선택은 사업적인 판단에 의해 내려진 의도적인 결정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마블이 지금 가지고 있는 전략 상으로는 굳이 마틴 스콜 세시가 말했던 리스크를 감내하며 하나의 완결된 작품을 만들 것이 아니라 세계관 내에서 상호 연동이 되는 시리즈물로 실패의 부담을 분산시켜 세계관 연구에 흥미를 가진 지금의 팬들도 함께 유지시키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니 라이트 관객들이 빠져나가는 것도 마블이 처음부터 계산하고 염두한 요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마블이 예전같지 않다'는 더 이상 마블에게 유효한 비판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비판하는 건 지금의 세계관 연구와 디즈니+체제에 동조하지 않는 3개월에 한 번 영화관 티켓이나 팔아주는 '돈 안 되는' 고객뿐일 것이니 말이다.

 

 

유튜브 댓글

 

현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라이트하게 볼 수 있던 마블이 전작들 + 디플 드라마까지 봐야 볼 수 있게 돼서 진입장벽 높아진 건 소수의 헤비 한 소비층한테는 문제가 안 되겠지만 다수의 라이트 한 소비층한테는 당연히 문제가 되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닥스2 전까지는 잠깐이나마 확장을 위한 희생인 줄 알았습니다만 닥스 2까지 보면서 느낀 바로는 마지막 멘트처럼 예전의 마블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느꼈어요. 캐릭터와의 공감 요소도 없고 전개하기만에 급급한 요즘의 마블 영화는 사실상 영화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부끄러운 움직이는 만화책 그 자체인 것 같네요.

 

코멘트: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러한 방향성은 마블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돈 안 되는' 고객일 뿐이니 비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영화를 보기 위해서 다른 영화를 봐야 하니 피로도가 쌓여 결국 달리다가 지친 사람들은 거기서 발걸음을 멈출 것이고 이 영화만 보면 이해가 안 되니 신규 유입을 차단하게 될 것이다. 게임도 고인 물화가 되면 쇠퇴의 시기로 접어드는데 마블은 어떠한 방향성으로 위기를 헤쳐나갈지 궁금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7zoJC5-V53o&list=LL&inde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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