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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로 해석해보는 어린왕자(알고보면 소름돋은 속이야기)

동영상(지식정보 전달)/너 진짜 똑똑하다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2. 7.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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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똑똑하다

원제:[어린왕자] 1000번 읽은 것처럼 만들어드림 (애니ver)

 

 현대시대에 들어서 남녀는 서로 퐁퐁부인이니 한남이니 서로 까내리기 바쁘다. 이런 걸 보다보면 사랑을 해야하나~싶기도 하면서도, 동서양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행복해지려면 사랑을 해야하느니~뭐라니~하며 항상 사랑을 올려치기하니 사랑을 해야하지~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고민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랑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 건지, 애초에 사랑은 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어린왕자를 통해 설명해주겠다.

 

 어린왕자를 어린 시절에 당연히(?) 많이들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린왕자는 사실 불교, 기독교, 유태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하이데거, 마르크스, 프로이트, 레비나스까지 수많은 종교와 철학을 어우르는 전설레전드 책이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을 설명하려 시간과 타자, 소유냐 존재냐, 내 안의 구도자까지 죄다 읽었으니 잘 봐줘...!

아주 조금만 참는다면 인생을 뒤바꿀 동서고금 최고의 진리를 역대급 가성비로 손에 쥐게 될테니 커커커커커커몬!

 

 

 

어린왕자이야기 上편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어린 왕자라는 존잘 모쏠이 살았습니다. 존잘 모쏠이 어디있냐고요? 그의 근처에는 할머니 또래의 이성밖에 없었으니 모쏠일 수 밖에요.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왕자의 옆집에 장미라는 여자아이가 이사를 오게 됩니다. 그는 처음 보는 또래의 이성에 가슴이 뛰며 매일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 시선을 눈치챈 장미 역시 존잘남의 시선에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시선을 보고 당장 뛰어나가고 싶었지만 집에는 볼품없는 옷뿐이었고 어떻게든 관심을 끌려는 마음에 할부를 땡겨 머리, 화장, 명품 가방과 옷 등 온갖 물품으로 치장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끝낸 장미는 어린 왕자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추어 현관 밖으로 나와 태연한 척 산책을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어린 왕자는 가까스레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습니다.

 

 

어린 왕자: "저기..."

 

장미: "저한테 관심있으세요? 그럼 밥이나 사주세요."

 

어린 왕자: "?"

 

 

 이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알콩달콩한 그들의 만남은 지속되었고 어린 왕자는 장미가 쥰내게 싸가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미는 데이트마다 "나만큼 예쁜 사람은 흔치않아", "학벌, 성격, 외모 내가 빠지는 게 어디 있니?"하며 대화를 했지만 어린 왕자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급'높은 여자를 만나는 만큼 자신 또한 '급'이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이러한 만남을 이어가려 어린 왕자는 장미의 사소한 부탁, 고민(Ex.사진 찍어줘!집 데려다줘!하트 눌러줘!)을 다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던 한달...두달...일년이 지났을 무렵 이상하게도 그녀의 한마디한마디가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전부 거짓말같고 자기 말만 들어달라고 애쓰니 그것은 장미와의 싸움으로 번졌고 그것에 지친 어린 왕자는 '뭘 진지해지냐..얘는 어차피 가볍게 만나는 사이인데..'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싸움은 사라졌지만 어린 왕자는 더 울적해집니다. 이유모를 짜증과 우울감이 그를 덮쳐옵니다. 어린 왕자는 이게 그녀의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녀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를 만난 어느 날 어린왕자는 평소와 같이 머리를 정리해주고 신발을 신겨주며 헤어지자고 통보했습니다. 장미는 이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는지 목소리를 떨며 미안하다며 사과했습니다. 어린 왕자는 어안이 벙벙했어요. 장미와의 연애에서 사과를 한번도 듣지 못했었거든요. 그래도 어린왕자에게는 사과만으로 모자랐을까요? 어린왕자는 주춤주춤 장미를 떠났고 장미는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주 쉽게 사람판단하는 법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인간은 두가지 인생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살아간다고 한다. 존재모드/////////소유모드

 

 소유모드는 참으로 간단명료해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다 그저 가치있는 아이템을 얼마나 가지고 있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정해지니 500점짜리 아이템이 두개면 그 사람의 가치는 1,000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유 모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목표가 뚜렷하다. '쥰나게 가져라!'

 

 그들은 자동차, 집, 가방, 시계 등 가치를 수치화한 돈이라는 점수를 나타내려 오지게 산다. 근데 우리 월급은 해봐야 2~300만원일텐데 이렇게 찔끔찔끔 모아서 언제 최고가 되고, 언제 부자가 될까? 그러니 우리는 흔히 치트키를 쓴다.

 

 35살까지 오지게 뼈빠지게 일해서 15억쯤 모은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당신이 그 사람을 가지면? 15억점이 될 것이다. 이러니 사랑을 안할 수가 있겠는가? 근데 한국의 헌법, 도의 상 이건 한명밖에 착용할 수 없다. 마치 장비아이템처럼

 

 그러니 가진 것 이상의 장비아이템을 얻으려 사람들은 치열하게 점수를 따지고 잰다. 5억녀의 여자가 나와 매물을 고르는데 2,3억짜리 남자들밖에 없다? 그러면 그녀는 결혼하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애라면 그나마 비싼 3억남을 택해 2억의 우위로 연애 중 자기가 갑의 위치에 선다. 3억남의 입장에서도 2억이나 높은 매물을 얻었으니 어떻게든 유지하려할 것이니 이걸 받아들일 것이고...

 

물론, 5억녀는 결혼 적령기가 오면 당근마켓에 5억녀 태그를 걸고 결혼상대를 찾으려할 것이다. 장미가 이 시스템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캐릭터이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직업, 학벌, 외모, 집안, 인품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과장하고 부풀리며 어린 왕자를 연애에서 을의 입장으로 놓는다.

 

아무렴~둘은 행복하다. 그럼 된 거아닌가? 상대를 가졌다는 성취감과 설렘으로 도파민은 폭발할 것이니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취감은 줄고 설렘은 줄어들며 점수가 뻥튀기되었음에도 어린 왕자는 우울감에 빠진다.

 

대체 왜?

 

 

당연한 거 아닌가? 세상에 점수따위는 없다. 신형 차?집?명품 옷?그게 당신인가?
그건 물건의 가치이지 당신의 가치가 아니다.
 

 

 

어린왕자 中편

 

도시에 사는 어른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어린왕자는 여러 어른을 찾아갔지만 하나같이 돈과 권력, 일과 술에 목을 매며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린왕자는 실망감을 느끼고 공원을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아이들을 발견했는데 '나만한 여자없다?'라는 장미의 말과 달리 그녀들은 전부 예쁘고 똑똑해보였고 성격도 좋아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수백, 수천 명이 훨씬 넘었지요.

 

도내 최고 존예보스와 만난다고 생각했던 어린왕자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들을 본 순간 자신이 사실 별 볼일없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우울감에 빠졌습니다. 밀려오는 좌절감에 눈물을 질질짜며 벤치에 앉아있었더니 여우라고 하는 한 여자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왜 그렇게 울고 계세요?"

 

 

 

난 점수따위 매기고 있지않다

 

소유모드에서 점수를 모으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특별하고 대단해지기 위해서

근데 소유모드의 고인물들을 만난 어린왕자는 특별함과 대단함은 커녕 그것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권력,명예, 돈, 술에 미쳐 불안과 고독에 미쳐가는 사람들을 본 어린왕자는 방황하다가 공원에 도착하고 거기서 장미와 같은 '급'의 여자들을 만난다.

 

우리는 흔히 점수가 우리의 특별함을 증명해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점수라는 개념은 그 반대도 가능하여 내 자신을 점수로 교환가능한 흔한 아이템화시킨다. 10억점?100억점? 그것 역시 대단한 일이다. 그래도 당신을 대체할 사람은 한강 공원을 가득 채워도 남을 만큼 많다. 당신이 점수를 맹신한다면 당신이 하는 일은 그 점수의 사람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 되고 당신의 여친이 빼앗겨도, 점수 높은 누군가가 당신을 깔보더라도, 당신의 자리가 '대체'되더라도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며 받아들어야할 것이다.

 

점수가 높은 사람이 당신보다 더 가치있는 인생을 살 것이니...
음...?그렇지 않다고? 그럼 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인가?

 

 

 

어린왕자 下편

 어린왕자는 그간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고 여성은 격려해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장미를 겹쳐본 어린왕자는 무심코 여성의 품에 기댔고 여성은 그를 밀쳐냈지요. 머쓱하게 밀려난 어린왕자는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 것인지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어린왕자: 사귄다는 것이 정확히 뭘까요?

 

 여우: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죠.

 

어린왕자: 그걸 왜 하는데요? 점수를 쌓으려고?

 

여우: 음.. 저는 그 쪽이 필요없고 그 쪽도 제가 필요없을 거에요. 당신이나 저나 길에 지나는 사람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만약에 당신와 제가 사귀게 된다면 저도 당신도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될 거에요. 굳이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길을 가다가 길가에 핀 민들래를 보고 당신 머리색을 떠올리며 웃음이 나오겠죠.

 

 

 어린왕자는 장미와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조언을 해준 여우에게 고맙다고 하였고 여우는 어린왕자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조언 몇가지를 해주었습니다.

 

 여우: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요. 당신에게 장미가 소중한 건 당신이 장미를 위해 쓴 시간과 그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린왕자는 집으로 돌아가며 여자아이들을 다시 보았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소유모드때문에 서로를 의심하고 우울을 겪는다. 여우눈나ㅏㅏ와 레비나스는 아주 명쾌하게 소유모드로 살지말라고 해답을 준다. 이게 극단적으로 무소유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점수모으는 걸 인생목표로 삼지말라는 이야기이다.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인정도, 돈도, 권력도 있으면 좋을 것이고 필요도 할 것이다. 다만 그게 사는데 있어 '본질'은 아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뜨거운 땡볕아래 얼린 쿨피스를 친구와 함께 먹어본 기억이 있는가? 그럼 장소는 어디었는지 친구는 어땠는지 쿨피스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세세하게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추억을 팔 것이라면 얼마에 팔 것인가?

200원정도면 팔 것인가? 쿨피스가 200원이니

 

 참으로 어이없는 계산일 수 있다. 우리의 추억속에는 쿨피스의 가격따위 코딱지만큼도 중요하지 않으니까.

 

 누구는 200원이라도 팔 생각이 있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200만원을 줘도 안 판다고 할 것이다. 애시당초에 저 사람과 이 사람이 가진 쿨피스에 대한 추억도 다르다. 놀랍게도 '쿨피스에 대한 추억'이란 이름만 같고 내용은 죄다 다르다. 같은 제목에 오해를 할 수 있지만 당연하게도 그 경험은 너무나도너무나도너무나도 다른 경험이다. 이 경험이 어떻게 200원이라는 범주에 묶이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못 보게 하는 방해물이 많다. 재력, 명성, 학력, 집안, 종교, 정치 성향 등등등 아주 다양하게도 있다. 근데 이게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사람을 그걸로 표현할 수 있는가? 돈, 학교, 집안이 같다면 같은 사람인가? 그게 아니라면 왜 그렇게 보고 있는가?

 

 무엇보다 어차피 쿨피스 추억은 못 판다. 당신이 겪은 추억이든 경험이든 그 무엇이든간에 값을 매길수도, 다른 것으로 바꿀 수도 없는 대체 불가능한 것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면 또 하나의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 사람과 느낀 감정은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아주 특별한 감정인 것이다.

 

 '전 여친은 도시락 싸주던데...', '전 남친은 차로 데려와주던데...'같이 상대를 다른 상대에게 끼워 맞추려 들지 말아라. 상대도 당신도 특별한 사람이다. 그 누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상대의 욕구를 존중하고 나의 욕구도 존중해라. 여우가 말하듯 민들레를 보고도 어린 왕자를 떠올릴 수 있다고 하듯 관계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면 그 마음은 밖으로도 뻗어 나갈 것이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가 있는 '세계'도 사랑하게 될테니까

 

선택해라

 

허상에 사로잡혀 있지도 않은 결핍을 느낄지, 소중한 이들에게 헌신하며 뜨겁고 낭만적으로 살껀지

 

 

 

유튜브 댓글

굳이 다시 의인화 시켜서 연애로 풀어낸 게.. 단편적인 해석으로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일이 아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어린 왕자를 '고작 사랑'으로 좁혀서 해석하지 말라는 의견도 종종 봤었구요.

 

그러나 역시 연인과의 사랑만큼이나 관계를 대표하는 상징은 없더라구요. 생텍쥐페리가 아내 콘수엘로에게 직접 쓴 편지를 감안하기도 했고.. ("장미는 당신이오") 작품의 주제가 타자성의 지각, 더 나아가 관계의 확장과 자아-세계의 통합이라면 프롬의 접근이 베스트라고 봤습니다. 사랑은 (정말 최소한 생텍쥐페리와 콘수엘로의 사랑은) 단순 보편적인 상징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장 위대한 행동이니까요.

 

+ 메인 소재는 <어린 왕자>이지만 <내안의 구도자>를 중심으로 <소유냐 존재냐>와 <시간과 타자>를 읽어드렸습니다. 어떤 걸 쳐내고, 어떤 걸 넣을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참 고민을 많이 한 영상입니다. 그러다보니 짧은 영상 속 생략 된 맥락이 너무나 많아요. 4권의 책 모두 제 뒷통수를 세게 후려친 킹갓책이니 관심이 생겼다면 꼭 텍스트로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어린왕자는 단순한 동화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해석을 들어보니 새롭고 재밌네용

 

코멘트: 비교는 만족보다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인데 굳이구태어 할 이유가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az2crVAf69o&list=LL&index=5

 

#너진짜똑똑하다

#어린왕자

#결핍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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