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실 유비는 가스라이팅 당했었다

동영상(지식정보 전달)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2. 8. 14. 08:00

본문

728x90
반응형

메타산책

원제: 유비에게 승리를 가르쳐 준 책사의 비밀 (f. 법정, 방통)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패배하자 제갈량은 "법정만 살아있었어도, 이릉대전을 말렸거나 전쟁에서 이렇게 지지는 않았을텐데"라고 한탄한다.

그러면 독자들은 이런 의문을 가진다

'그럼 제갈량 네가 전쟁에 나서지 그랬냐', '네가 말리면 되지 않았느냐'

 

하지만 정사에 따르면 사실 유비가 믿었던 참모는 오직 방통과 법정이었다. 이 둘만이 전쟁에서 큰 의사결정을 맡고 유의미한 영토확장을 이뤘다. 제갈량은 형주와 성도에서 군량을 생산해 유비군에게 급식셔틀중이었다.

 

 

촉나라 최고 책사 방통과 법정

 

정사에 따르면 방통은 순욱급이고 법정은 곽가급이라고 한다. 정사가 위나라 중심인데도 최고 책사와 같은 취급을 받으니 얼마나 출중한 인물들이었는가 짐작해볼 수 있다. 제갈량 등의 인물 모두가 실속없이 천하삼분지계라는 키워드만 되풀이할 때 이 둘은 틈만나면 직진하는 스타일로 언제 어떻게 무엇을 공략해서 현실화할지를 디테일하게 정리했다.

 

심지어 조조군이 거의 풀템 타노스급 기세였는데도 불구하고 한중 쪽 라인이 순간적으로 비자 바로 선빵치자고 법정이 제안한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유비이다.

 

 

방통이 유비를 다뤘던 방법

 

유비는 패왕본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착한남자 컴플렉스와 똥고집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자신은 조조와 다르게 덕과 상식이 있다고 자부하며 참모가 다 만들고 먹여주기까지하는 제안을 괴상한 말로 거절하고는 했다. 참모입장에서는 돌아버릴 거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방통, 법정은 이러한 문제마저 공략했다. 우유부단하고 생각이 많은 유비에게 내린 처방전은 가스라이팅이었다. 유비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익주를 원했지만 방통이 익주목인 유장을 공격하자하면 "그래도 나를 믿고 초대한 사람을 어떻게 공격하냐, 난 조조랑 달라"라며 참모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방통은 그에게 유비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셀럽 이야기를 들며 유비를 정당화시켜준다.

 

목적을 달성할 때는 순리를 좀 거스를 수 있습니다. 대사를 이루고 나서 순리로 지키면 됩니다

(공리주의, 결과주의적 의미)

 

또한 유비가 익주를 전전하며 의사결정을 보류할 때는

유장을 바로 뒷통수치고 하루만에 성도까지 깨는 매운 맛

형주로 물러나서 후일을 도모하는 아무 성과없는 순한 맛

명분을 빌드업하며 서서히 성도쪽으로 진격하는 중간 맛

의 3개의 선택지를 주며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유부단한 리더의 경우 선택지를 안 주면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 선택지를 주는 방법은 보스의 생각을 공격하지 않고도 다른 대안이 얼마나 쓰레기같은지 스스로 느끼게 해준다. 현대 시대에선 양극단을 피해 중간 선택지를 고르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선택지를 짝수개로 주곤하는데 방통은 이와 반대로 무난해보이는 중간값이라도 선택하게 하여 전황을 진전시켰다.

 

 

법정이 유비를 다뤘던 방법

 

법정의 경우는 사람의 트라우마를 자극시켰다. 한중정벌 때 유비가 조조와의 불리한 전황에서도 성질을 부리며 퇴각하지 않자 법정은 화살이 비오듯 쏟아지는 전장에 혼자 뛰쳐나간다. 유비가 이에 크게 놀라 법정을 막자 그는 "주군이 화살과 돌을 당해내시는데 하물며 제가.."라며 화살 맞아 죽은 방통을 연상시켰고 유비는 결국 퇴각했다.

이후 전쟁할지 말지를 아예 법정에게 먼저 묻고 진행하게 되었다.

 

법정은 219년 공격해도 된다는 사인을 보냈고 이 진격은 위나라 베테랑인 하후연을 썰어버리고 한중확보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정군산 전투가 됐다.

반면에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한중을 직접 공격해왔을 때는 유비군을 산위에서 대기하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공격하기에는 껄끄럽고 버티기에도 군량이 마땅치 않은 전장에서 부담을 느낀 조조는 스스로 퇴각한다.

이를 통해 법정의 전투컬러가 나타난다.

이기는 싸움만을 선택한다

훗날 법정이 없는 시기 이릉대전과 제갈량 북벌이 전군이 습관성 전투 중독증에 빠진 채로 페이스가 난장판이 된 것을 생각하면 법정의 역할은 상당히 컸다고 보여진다.

 

헌데 어떻게 이기는 싸움만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진수는 법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일의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있었고 계산을 잘했다

현대보다 훨씬 제한된 정보속에서도 적의 병력을 추론하고 아군과의 전력을 비교하며 지형 조건에 따른 우세여부를 뽑는 능력까지 출중했을 것이다.

컨설팅회사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인 비행기 안에 탁구공을 몇개까지 넣을 수 있는가처럼 제한된 정보에서 논리적 추론으로 상황을 예측하는 능력인 Guesstimation이 매우 뛰어났을 것으로 보여진다.

 

법정은 유비대에서 시호가 나온 유일한 인물이다. 관우, 장비조차도 유비 대에서 시호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지도자로써 소심해지는 멘탈을 다 잡아주고 아무것도 없는 50살 유비에게 익주와 한중땅을 얻게 해주었다.

 

다만 곽가처럼 사람의 심리나 전황을 현미경처럼 잘 분석하는 사람들은 인격적으로 매우 예민해서 성격이 불같거나 뒤끝이 매우 심하다. 법정은 자기에게 해 끼친 사람을 기억해두었다가 보복하곤 했다. 이러한 천부적 스페셜리스트들은 조직 케미스트리를 해치기도하지만 이러한 게임체인져가 없다면 그 조직은 전황을 역전시키지 못하는 평범한 조직으로 전락한다.

 

마치 방통과 법정이 있었을 때는 잘나가다가 그 둘이 죽고나서는 변변치 않은 승리하나 따내기 힘들었던 것처럼

소설에서 나오는 제갈량에게 죽고 못 사는 유비는 사실 법정과 유비의 관계에서 차용해온 것으로 보여진다.

 

 

유튜브 댓글

 

역시 메타산책님영상은 명불허전입니다 시간가는줄모르고 잘봤습니다

예전에 80년대쯤 나온 삼국지관련 서적에서 유유부단한 리더에관해서 언급된걸 본적이 있는데요

제갈량이 백수시절때 자기가 임관하려는 군주의 필수 조건 10가지가있는데 그중에 9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리더가 형주태수 유표였답니다

근데 나머지 한가지가 충족이안되서 그 밑에서 일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한가지가 유유부단함이었습니다

너무 기억이오래되서 그 책의 저자가 한말이 잘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갈량이 처음에 유비군에 안들어오려던이유는 본인기준에 유비는 유표보다 여러모로 부족했던 군주였던것같네요

극찬 감사합니다. 말씀주신 책 어떤건지 궁금하군요!

유표가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훌륭한 풍채에, 계산이 빠르고, 지역 호족(채씨,괴씨)/신진(유비) 세력간의 저울질을 잘한 리더로 보입니다. (다만 형주가 지정학적으로 힘겨워서 계속 살아있어도 오래 못갔겠죠.)

유비는 초반에는 다혈질적+우유부단 하지만 성공의 공식을 맛본 이후부터는 기존의 결함이 상당부분 개선되는, 대기만성형 리더로 보입니다.

 

코멘트: 세상에는 뛰어난 인물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들을 어떻게 다루냐가 성공의 관건인 것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aYxduggull0&list=LL&index=38

#메타산책

#삼국지

#유비

#법정

#가스라이팅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