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년 전쯤에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구속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다'라는 영상을 만들었었다.
이 영상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현대시대 큰 기업이라 불리우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디지털 기반의 세상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디지털 문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니 아이들이 정녕 성공하는 것을 바란다면 오히려, 스마트폰을 통제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가볍게 이야기한 것같아 학부모들에게는 먼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아마 나도 애를 낳게 되면 모바일 펜스를 쓸 거 같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자식들의 휴대폰 사용을 엄격히 통제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뇌에서 '자제'를 담당하는 편도체가 우리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며 사춘기는 되어야 참는 능력이 온전히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고 아이한테만 위험한 건 아니고 이건 성인에게도 매우 위험한 물건이다.
여러분들은 핸드폰이 좋지 않다는 말, 아무튼 글이 좋고 아날로그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한 말을 하는 대부분은 이유도 없이 뜬구름잡는 소리만하니 당신에게 설득력은 제로일 것으로도 보여진다.
나는 정신과 전문의가 쓴 <인스타 브레인>과 저명한 뇌 과학자가 쓴 <노모포비아> 두권을 통해 핸드폰이 왜 해롭고 어떻게 써야 유용하게 쓸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려한다.
도박과 스마트폰은 같은 현상을 띈다
낭떠러지, 자동차, 담배를 상상해보자. 아마 대다수는 낭떠러지를 골랐을 것이다. 작년 낙사 인원인 2,722명보다 운수 사고로 죽은 사람이 3,624명으로 훨씬 많고 흡연으로 죽은 사람은 58,000여명으로 추정될 만큼 위험한 건 다른 곳에 있지만 당신은 낭떠러지를 가장 두려워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신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
1만개의 점을 찍는다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그 중 맨 마지막,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인류가 등장하고 99.99%에 달하는 시간동안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았으니 생물학적 유전자는 말보로와 BMW의 위험성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어떨까?
스마트폰을 하면 도파민이 나온다. 원래는 맛있는 음식, 연애 등으로 생존과 직결된 행동을 하면 뇌가 도파민을 분비시켜 우리가 해야할 일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헌데 도파민에겐 한가지 특성이 있다.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16강에 진출한 브라질 국민과 한국 국민의 기분이 같을까?
심리학자 슈왈츠와 스키너의 실험에 따르면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100%확률로 나오는 장소와 특정 확률로 나오는 장소를 비교했을 때 실험되는 모든 동물이 특정 확률에서 나오는 장소에서 도파민을 훨씬 더 많이 분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에 따른 보상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하게끔 만들었다. 다만, 이건 원시시대에서나 국한된 내용이고 현대에 와서는 도박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스마트폰도 동일하다. 카톡, 인스타 피드, 유튜브 쇼츠가 위의 도박과 같은 원리이다. 카톡 소리는 시덥잖은 단톡이나 광고일 가능성이 높지만서도 혹시 모를 짝사랑에게서의 카톡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유튜브 쇼츠도 노잼일 수 있지만 다음 영상은 꿀잼일수도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회적 연결과 즐거움이라는 보상을 얻는다.
마치 슬롯머신을 돌리듯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 피드를 내리고 있는 당신을 보아라. 도박을 하는 당신과 뭐가 다른가?
물론 그냥 기분좋아지는 게 뭐가 문제냐라고 생각이 들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바 있듯 도파민은 일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물질이다. 즉, 공부, 운동, 연애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이걸 정말 쉽게 당신에게 수급해준다.
그러다보니 당신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에도 소홀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무의미한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연구
공부하다 카톡하고, 공부하다 인스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은 이정도 멀티태스킹은 간단하다는 말을 주로 하는데 여러 논문에 따르면 '당신은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할 수 있다'라는 한 결과값만 얻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왔다 갔다 주의 집중력을 옮기는 것에 불과하고 바뀐 주의력은 임무에 온전히 집중할 때까지 최소 몇분이 걸린다. 즉, 공부하다가 카톡보는 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것
놀랍게도 이를 보고 카톡을 안 보겠다고 하는 다짐도 당신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무언가를 무시하는 행동도 상당한 주의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무음으로 해놓고 주머니에 넣어놓는 것만 해도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근데 당신은 이미 위의 사실을 알고 있다. 근데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스마트폰의 가장 위험한 문제
수면문제이다. UC버클리 대학 신경과학 교수 매슈 워커가 말하는 내용에 따르면 매일 6시간씩 자는데도 자기 몸이 멀쩡하다고 믿는 사람은 메타인지가 처참하게 박살이 나서 자기 수행력을 과대평가한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실제 7시간 미만의 수면이 이어지면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지 못해서 멍청해지고 뇌졸중과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면역력이 약해지는 건 물론 예민해지기까지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이 10년만에 무려 1시간이나 짧아졌다고 한다. 우리 몸은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은 멜라토닌(수면을 돕는 호르몬)의 생성을 막는다.
블루라이트가 문제고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블루라이트고 자시고 밝은 빛은 멜라토닌을 억제시킨다. 이게 팩트다.
도파민은 수면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스마트폰을 하면 멜라토닌을 억제시키고 도파민을 분비시키니 작정하고 '나 안 자겠다'라고 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위에서 참고로 한다고 했던 책의 두 저자는 여러 논문을 통해 스마트폰을 많이 하면 집중력, 건강 이것저것 죄다 악영향을 끼치니,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 등을 가까이하라 말한다.
SNS 등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우울해지고 불행해지는 걸까?
책에서 설명하는 70건의 연구결과를 모두 취합해본 결과, 우울한 사람, 불안한 사람, 예민한 사람은 모두 SNS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았고 눈팅만 하는 사람은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전체 평균을 따져보니 부정적인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을 그저 소통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상호작용만 한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행복도도 많이 오르고 자신감이 올랐다고 한다.
그럼 위의 책들이 잘못됐냐? 그건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야할 것은 책의 저자분들이 50대, 60대라는 것이다. 스마트폰보다는 손이 익숙한 사람들이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익숙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떤 게임은 잘못됐지만 어떤 게임은 우리에게 훌륭한 모티베이션을 주고 습관적으로 성인사이트를 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습관적으로 밀리의 서재를 켜서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이상한 미신을 거를 수 있게 되었고 나를 등쳐먹는 사기꾼들의 수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먼 거리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만난 인연을 돌아와서도 편하게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근 10년동안 정신병 환자인 청소년들이 급증하였다 걱정하였지만 스마트폰덕분에 정신병임을 알게 되었을 수도 있다. 내 직장이 불합리한 건지 내 남자, 여자친구가 쓰레기인 건지 판단하여 내가 이상한건지 네가 이상한 건지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건 what이 아닌 how이다. 인스타로 주변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되 내가 너무 예민해지는 거 같다싶으면 과감하게 삭제해보고, 아무 생각없이 하루 종일 쇼츠만 돌려보고 있는 거 같다면 내일은 적당히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부나 일을 할 때는 휴대폰을 멀리 두고 잘 때는 오디오북정도만 켜두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스마트폰이 똑똑해져 오히려 인간을 다룬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나오고 있지만 이게 정말 우스갯소리로 끝날지는 의문이다
스마트폰이 너를 쓰게 할 것인가? 스마트폰의 유해함을 배웠으니 실보단 득이 더 많을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보여줘라 누가 더 똑똑한지
유튜브 댓글
평소 같았으면 부정적인 연구 결과에 대해 반문하며 다른 긍정적 부분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여주셨는데 이번엔 희망사항을 이야기하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스마트폰의 사용을 막을 수 없고 스마트폰이 낳을 피폐해지는 인류와 그로 인한 사람 사이의 갈등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결말이 예상되는 편이었습니다..
제목에 적어두신 것처럼 3%는 스마트폰을 잘 사용할 수 있겠죠.. 하지만 97%는 몇 년, 몇 백 년이 지나도 잘못 쓰는 상황이 지속 될 것 같습니다. 그 안에는 저 또한 포함 될 수 밖에 없게 되겠지요..
ㄴ중독을 막는 최선의 수단은 교육입니다. 해악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히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뇌를 극한으로 망가뜨리는 음주와 흡연이 완전 허용되는 시대에서… 우리 모두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이유는 그 해악성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와 별개로… 급하게 만들다보니 논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실책을 인정하고 반성 하겠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멍청한 행동을 알고도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면 스마트폰이건 뭐건 어딘가에 중독되어있다는 뜻이다
지금의 당신은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너진짜똑똑하다
#스마트폰
문학, 역사, 철학 왜 함?시간낭비하지마라 (0) | 2023.05.02 |
---|---|
[나의 투쟁] 100번 읽은 것처럼 만들어드림 (1) | 2023.04.28 |
하루에 4시간 넘게 일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0) | 2022.10.03 |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 (0) | 2022.09.03 |
가난한 사람은 대체 왜 가난할까? (0) | 2022.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