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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로 배우는 실존주의 (세계 최초)

동영상(지식정보 전달)/너 진짜 똑똑하다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3. 10. 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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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똑똑하다

 

 언더테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의 경우 한번 플레이를 해보고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초반 내용 전개에 개인적인 각색이 많이 들어갔으니

참고바랍니다. (필자는 게임 안해봄)

 

 

 

 

 

1장 동굴

 

 나는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눈을 떴다. 주변의 찬 공기와 함께 머리는 지끈거리고 속은 울렁거렸다.

 

 "여긴 어디야..."

 

 

 내 주변에는 샛노란 꽃들만이 존재했고 주변은 어두컴컴하고 습한 기운이 멤돌았다. 누워있던 차가운 돌바닥과 그 주변을 비추는 햇빛은 높은 천장에 있는 자그마한 구멍에서 들어오고 있었다.

 

 고요함 속 나의 한숨소리만이 들리던 찰나, 주변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잘못들었나 싶어 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다른 꽃들과 달리 조금 크기가 크고 눈과 입이 달린 노란 꽃을 발견했다.

 

 "꽃에 눈과 입이 달렸어...?!"

 

 "안녕. 정신이 좀 드니?"

 "내 이름은 플라위라고 해! 혹시 네 이름은 뭐야?"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전의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몰라.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

 

  "그렇구나! 괜찮아. 이 곳에서는 모든 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어."

 "내가 이 곳에 대해서 알려줄게!"

 

 

 플라위의 말이 끝나자, 하얀 테두리가 내 주변을 감쌌다. 밝고 쾌활하게 혼자서 말을 쏟아내던 플라위는 내게 씨앗을 뿌리며 여기서는 상대가 주는 것을 잘 받아야하는 것이 예의라고 했다.

 

 '뭐, 저런 게 다 있지'

 

 플라위의 말에 의문이 들었지만 머리에 남아있던 잔통에 굳이 되묻고 싶지 않았고 이곳의 문화인가보다싶어 그 씨앗을 받았다.

 

 

 

 

 

 

 꽃이 뿌린 씨앗을 손에 쥔 순간 내 몸에는 엄청난 격통이 일었고, 예상치 못한 고통에 나는 쓰러져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멍청하기는"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며 플라위는 일그러진 얼굴로 비소를 지었다.

 

 "이 세상에서는 죽이지 않으면 죽는 거야."

 

 

 

 

 사방에 있던 노란 꽃들에서 씨앗이 뿜어져 나왔고 나는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았다.

 

 '....내가 이렇게 죽을 줄은 몰랐네'

 

 

 그런데 갑자기 주변에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느낀 난 슬그머니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다.

 

 플라위를 비롯한 꽃과 씨앗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있었고, 내 앞에는 커다란 염소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참으로 나쁜 생물이구나"

 "이렇게 순수하고 가여운 아이를 괴롭히다니"

 

 

 내 머리는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의 연속과 느껴보지 못했던 격통 속에 결국 정신을 잃는 선택지를 골랐다.

 

 추후 치료를 받은 난 그 염소의 이름이 토리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집에 머물며 이 동굴을 탈출하기 위해서 이곳저곳을 다녀보기로 했다.

 

 

 이 동굴에는 나를 죽이려는 위험천만한 괴물들이 즐비했다. 몇 번의 위험천만한 위기를 거치던 난 어느 순간 운이 좋게 한 마리의 괴물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자 60G, 20EXP, 1LV가 올랐다는 시스템 창이 내 옆에 올라왔다.

 

 "G면 골드일거고...EXP는 경험치, LV는 레벨 이런 건가?"

 

 

 바깥에 대한 아무런 기억에 없음에도 그것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도 그때의 난 의아해하지 않았다.

 

 탈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난 LV를 올리면 무언가 다음 길이 보이겠거니하며 보이는데로 괴물을 때려잡았다. 그럴수록 레벨은 올랐고, 괴물을 잡는 속도는 더욱 빨라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때 처럼 탐험을 하고 있던 동굴 벽에 있는 거대한 문을 발견했다. 드디어 이곳을 탈출하는구나 싶어 기쁘게 문으로 달려갔지만 그 앞엔 누군가가 서있었다.

 

 토리엘이었다.

 

 

 "이 앞은 위험해. 절대 밖으로 나가서는 안돼"

 

 

 난 이 문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말 않던 토리엘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

 

 '일부러 나를 감금시킨 것인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 문을 알고 있었어요?"

 "비켜요."

 "안 비키면 저도 어떻게 할 지 모르겠으니까"

 

 

 그럼에도 토리엘은 문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말 안되겠니?"

 

 

 나는 순간 플라위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이 세상에서는 죽이지 않으면 죽는 거야.'

 "당신도 괴물이야"

 

 나는 괴물과 결투하기로 했다.

 

 내 결심과는 달리 그녀는 내 일격을 너무나도 쉽게 허용하고 쓰러졌다.

 

 처음부터 공격을 맞을 생각이었던 것처럼

 

 

 

 "나가서도....착하게 살아야 해.....알겠지....?"

 "착하지.....우리....아가..."

 

 피를 흘리며 토리엘은 내 걱정만 남기고는 쓰려졌다.

 

 

 

 혼란에 빠진 내 앞에 플라위가 나타났다.

 

 "결국 자기 자신도 지키지 못했구나"

 "참으로 멍청한 년"

 "너를 살려준 은인을 죽이다니, 참으로 잔인한 인간이로구나."

 

 

 망연자실한 난 속삭이듯 말했다.

 

 "이렇게 쉽게 죽을 줄은 몰랐어.."

 

 

 플라위는 나를 보며 광소했다.

 

 "흉기를 들고 공격하며 죽을 줄은 몰랐다니"

 "너도 참으로 미친 녀석이구나"

 "생명체가 쉽게 죽지 않는다면 죽일 보람이 있다고 느끼는거냐?"

 "저 녀석도 나도 네가 죽인 그것도, 그리고 너도 전부 똑같은 괴물인데 왜 충격을 받아?"

 

 

 그렇게 놀려댔지만 충격을 받은 난 별 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플라위의 말소리를 배경삼아 고민에 빠졌다.

 

 '내가 잘못한건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 앞에 플라위와 토리엘의 흔적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거대한 문만에 남아있었다.

 

 "...날 막은 토리엘이 잘못한거야."

 

 나는 일단 이 문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2장 문 밖에서의 위험

 

 바깥으로 나오자 나무가 우거진 숲이 나왔고, 나는 앞으로 사정없이 걸었다. 중간중간 나를 죽이려던 괴물을 만나, 그것들을 죽이며 경험치와 레벨을 올렸고

 

 쓸데없는 농담을 늘어놓는 샌즈라는 해골도 만났다.

 

 

 이후에도 그를 길을 가다가 종종 마주치게 됐다. 마주칠 때마다 그는 위와 같은 시덥잖은 농담만 쏟아냈다.

 

 '뼈가 어떻게 저렇게 부드럽게 움직여지는거지'

 

 그에게는 그냥 이 정도의 관심정도를 가졌다.

 

 

 그는 때로 혼자 말을 하다 눈동자에 빛나는 색이 사라지며 이상한 말을 내게 건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분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넌 그 자리에서 죽었겠구나"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응? 아냐 농담농담."

 

 난 이후로도 어느 때처럼 목적없이 괴물을 때려잡고, 레벨과 경험치를 올리는 나날을 보냈다.

 

 



3장 세계의 진실

 

 어느 날 샌즈는 내게 찾아와 조소했다.

 

 지금까지 레벨이라 굳게 믿고 있었던 LV는 사실 폭력 수치(Level of Violonce)였고, 경험치인 줄 알았던 EXP는 처형 점수(Execution Point)였다는 것이다.

 

 "그게 올라가니 강해지는 것 같았니?"

 "그저 너는 살육에 익숙해졌을 뿐이야."

 "살인자"

 "이제는 그저 바라볼 수 없게 됐어"

 

 

 나는 속에서 억울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는 나를 죽이려던 놈들만 죽였어."

 "난 그저 여기서 탈출하고 싶을 뿐이야."

 

 

 샌즈는 그 말을 듣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혀를 찼다.

 

 "토리엘의 부탁이 없었더라면 넌 한참 전에 죽었다."

 "받아주니 끝도 없이 기어오르는구나."

 "넌 이미 선을 넘었어."

 "죽어줘야겠다."

 

 

 살벌한 분위기에 난 언제나처럼 자세를 취했다.

 

 "네가 뭔데 나를 평가해?"

 "그래...괴물이 다 똑같지."

 "너도 죽어라"

 

 뭐 그렇게 싸우고 여자저차 최종보스까지 가며 게임은 클리어된다.

 

 

 

 
해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조리한 세상 속에 선택과 책임의 순간에 놓여지며 불안함에 휩싸인 삶을 보낸다. 그런 상황 속에 우리는 '상호 작용'이라는 것을 배우며 자신이 행한 행동이 여러 결과를 낳는 것을 마주하곤 한다.

 

 언더테일에서는 determination(한국판에서는 '의지'로 번역됨)라는 시간을 되돌리는 시스템이 있다. 쉽게 말해 Save & Load다.

 

 플레이어는 다른 결말을 보기 위해 Save와 Load를 반복하며 여러 상호작용을 해본다. 하지만 대부분 결말은 비슷하게 끝난다. 대사만 조금 달라질 뿐 노말엔딩의 반복이다.

 

 몇 번을 반복하고 반복하는 플레이 속, 당신은 어느새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예 평범하게 하라는 데로 따르던 시스템에서 탈피하는 선택지를 고른다.

 

 

 

몰살 루트

 

 노말 루트를 반복하다가 질려버린 플레이어는 '게임속 NPC가 훈계질?', '알빠노'를 시전하며 다 죽여버린다. 우리는 몰살 루트를 진행하며 전에 느끼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건 몰살 루트를 탔을 경우 플라위에게서 만날 수 있는 패턴이다.

 

 플라위는 우리 이전에 Save & Load를 반복할 수 있던 존재였다. 처음 그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잘 보이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수 백, 수 천번을 반복하다보니 무엇을 하면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극도의 허무감에 빠졌다. 결국, 다 죽이는 선택지를 골랐다.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 그저 알려고 한다는 핑계로

 

 마치 이 루트를 고른 플레이어처럼

 

 

 

 그리고 언더테일은 이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만약 당신이 한 번이라도 몰살 루트를 클리어했다면 다시는 해피엔딩을 볼 수 없게 된다.

 

 

 

 

불살 루트

 

 플라위에게 몇 번을 공격당하더라도 당신이 '자비'라는 선택지를 골랐다면 플라위에게 '해피 엔딩'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

 

 "처음부터 다시 여기까지 와 봐."

 "단 한 명도 죽이지 않고"

 "그럼 혹시 모르지. 소위 말하는 '해피엔딩'이라는 걸 볼 수 있을지도"

 

 그런데 불살 루트라고 해서 안 죽이는 것만 선택하면 안된다. 그럼 노말 루트가 반복될 뿐이다. 이에 대해 플라위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그저 죽이냐 마냐만 선택하면 사실 처음부터 이 루트는 깨기 어렵다. 토리엘은 '25번'이나 공격을 받아가며 자비를 베풀어야 깰 수 있다.

 

 우리는 공략없이 불살 루트를 보기 위해서는 하이데거가 말하는 결의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해피 엔딩을 보겠다는 결의'

 

 

 다른 괴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몰살보다 불살이 훨~~~씬 어렵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 때까지 몇 번이고 말을 걸고, 다독이고, 친해지는 과정을 거쳐야하니 말이다.

 

 여기서 언더테일의 Save & Load가 결의로 이루어진 이유를 알 수 있다.

 

 괴물들의 공격은 사실 서로에게 나누는 의사소통 방식일 뿐이고 괴물의 외견과 혐오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부를 만나는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는 그들에게서 상냥함을 느낄 수 있다.

 

 불살 루트는 계속해서 몰살 루트보다도 훨씬 더 기괴한 장면들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우리의 '결의'를 시험한다.

 

 

 

'현실'과도 같은 언더테일

 

 이처럼 매순간마다 시험에 놓인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인다. 우리가 같은 칼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덩굴을 베기도, 누군가를 해하는 흉기로 보는 것처럼

 

 심지어 우리는 자기 자신조차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행하는 행동을 천차만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하이데거는 이에 대해 정답은 없고 네 마음대로 하는 게 정답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모든 걸 '내 마음대로' 결정해도 되는 걸까?

 

 하이데거 철학의 핵심은 '거기-있음(Da-sein)'이다. 뿐만 아니라 실존주의 철학의 자체 전제가 '세상'이다. 인간이라는 게 무언가를 선택하든 결국 인간이라는 '틀' 안에서 살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다 같이' 살 수 밖에 없다. 이로써 우리는 무엇이 본질을 위한 선택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노말엔딩을 봤을 때 '기분'

 몰살엔딩을 봤을 때 '기분'

 불살엔딩을 봤을 때 '기분'

 

 으로 말이다.

 

 

 언더테일은 사랑과 열정보다는 냉소적, 비관적, 불안함, 혼란함을 안겨주는 매우 '현실적'인 게임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당신이 당신의 강력한 '결의'로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순간, 무한히 반복되던 불안과 권태의 세계는 해피엔딩을 향한다.

 

 어둡던 지하세계(언더테일)에는 찬란한 햇빛이 내려쬐고, 불안 가득한 의미없는 세상에 터무니없이 유치한 동화가 펼쳐진다.

 

 

 언더테일은 우리의 인생 참으로 잘 담아낸 게임이다. 세상에 어떤 정답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플라위가 우리를 속이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처럼 좋지 않은 기억으로 시작된 인생은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의심을 더한다.

 

 우리는 때로 인간이 괴물같이 느껴지곤 한다. 그러면서 서로간 상처를 입힌다.

 

 나중에는 서로 상처를 입고 싶지 않아 흘러가는 데로 적당한 선택을 해나간다.

 

 노말 루트처럼

 

 

 안전만을 최우선으로 삼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불안과 권태로 가득채운 형태로 보일 뿐이다.

 

 게임 속 캐릭터는 그저 데이터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건 우리 인간도 같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참으로 덧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렇게 이 생각에 다다른 누군가는 세상을 '게임'처럼 비뚤어진 마구잡이 선택을 하며 카타르시스만을 추구할지 모른다.

 

 상처를 서로 입히든 말든 무슨 상관일까. 어차피 게임일 뿐이고 상대는 NPC에 불과한데

 

 

결의를 통한 삶

 

 결의가 있다면 우리는 세상에 구속되지 않고 어떤 정답이든 내걸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지만 그럼에도 세상과 분리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당연한 전제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친절과 사랑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당신의 '본질'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러면 우리는 '나'와 '너'에게 최선을 다하는 진리에 다다를 수 있다.

 

 

 당신이 아무리 상냥하고 친절함을 베풀어도 그 진심은 왜곡되고 오해받기 마련이다. 때로는 뒤통수를 맞고 배신당해 위기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에게 최선을 다한다면, 지하 세계에서도 강렬한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답답한 우리 인생에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엔딩이 펼쳐질 것이다.

 

 당신에게는 '결의'가 있으니까

 

유튜브 댓글

 

[참고하면 좋은 글]

 끼워 맞추기도 아니고, 올려치기도 아닙니다. 제 기준 언더테일은 차라투스트라와 파우스트를 뛰어넘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걸작입니다.

 

제가 배움이 많이 미천하여, 유튜브 용 대본으로는 어떻게 써야하나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몇 번이고 갈아 엎었네요. (= 못 담아낸 내용이 많아서 아쉽다는 의미) 하이데거가 쓴 수면제.. 아, 아니.. <존재와 시간>을 이해하시는 철잘알이라면 언더테일에서 훨씬 더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가실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상에 도움을 주신 분들 하이데거, 아들러, 카뮈, 니체, 프롬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

 

그리고 언더테일 리뷰 영상을 만드신 마이너 리뷰 갤러리님, 콤므님 덕분에 영상을 수월하게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 참고했다는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Q. 끼워맞추기 인가?

A.토비 폭스가 의도하지 않았다면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놀라운 우연이 벌어진 거겠죠. 이번 영상의 흐름과 내용은, 언더테일 스킨을 씌운 것 뿐이고 오로지 하이데거를 설명하기 위한 영상이랍니다.

 

 

Q. 프리스크와 플레이어 (차라) 를 구분한 이유?

A. 플레이어는 언더테일 세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Dasein(거기에 존재)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언더테일의 맥락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프리스크라는 캐릭터를 따로 만들어서, 거기에 몰입하도록 한 거죠. 불살 루트의 스토리는 선구적 결의성으로 프리스크의 본래성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못 담아낸 내용?

A. 언더테일에 나오는 캐릭터들 몇 몇은 현존재처럼 ‘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철학에서 자주 말하는 ‘인간’의 정의에 부합하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와요. 이 놈들은 화면 너머의 우리와도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시선 투쟁을 벌이고, 자기 스스로 변화하고, 우리를 변화시키기도 하지요.

 

이 점이 <언더테일>의 예술성과, 게임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엄청나게 부각시키는 지점인데 영상에서 표현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Q. 하이데거의 ‘죽음’ 개념을 ‘엔딩’으로 비유해도 되는가?

A. 하이데거는 일반적인 Ableben (생물학적 죽음)과 자기가 쓰는 Sterben (현존재의? 죽음)을 구분하고 있지요. Sein zum End (끝을 향하는 존재) 라는 하이데거의 표현이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Q. 못 담아낸 내용 2 불살 이후 몰살을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용상 그 흐름대로 전개하지 못해서 아깝습니다.

 

세계-내-존재의 종말로부터 눈을 돌리고, ‘종말을 향한 탈자적 장래적 존재의 비본래적인 양상’ (....) 을 직접 체험하게끔 하는 레전드 흐름이거든요. 비본래적 시간성은 유한성의 망각으로부터 올 때가 많다는 인사이트가 담긴 건데요.

 

저번 데미안 편에서 말한 정신의 역동성과 유사한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 샌즈와의 전투에서도 비슷한 말을 볼 수 있음

 

 

Q. 못 담아낸 내용 3

A.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언더테일의 주인공들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그려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말 그대로, 언더-테일이요. 영혼에 결함이 있다는 설정, 결의가 없다는 설정, 편견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이 그렇지요.

 

불살루트 엔딩에서 동료들을 SAVE 하는 장면을 보면, 각자 정신적인 결함이나 트라우마에 대해 캐릭터마다 꽤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든요. 실제로 소외자들은 대다수 상냥한 마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날선 방어기제로 잘못 표현해서 문제를 일으키니까요..

 

 

옛날에 불살루트는 "서사"를 중요시하고 몰살루트는 "게임성"을 중요시하는 전개라는 해석도 봤는데 이것도 흥미롭네요.

ㄴ사실은 같은 얘기랍니다.. 마리갤님은 시스템에 초점을 두셨구요.. 저는 마리갤님 인사이트에서 출발해 교훈을 부각한 것 뿐...

 

 

코멘트: 전혀 게임을 하지 않은 입장에서 어떠한 선택지를 골랐을지 상상하며 적었기에 기존 내용과 상당 다를 수 있습니다. 게임할 시간이 없어서 깊은 이해가 없습니다. 이해해주십쇼..ㅠ

 

 

https://www.youtube.com/watch?v=PMXvutwDmKI&list=LL&index=2

#너진짜똑똑하다

#언더테일

#실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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