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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원작 줄거리(현대판)

동영상(지식정보 전달)/너 진짜 똑똑하다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4. 2. 2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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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똑똑하다

영상을 글로 각색했기에 조금의 내용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는 시간이동

'*'는 서술자의 시점이동입니다.

 

 

 

 -"월턴 박사님,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햇빛이 쨍하고 내려쬐는 사막,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주변에 구덩이가 많으니 조금 더 살펴보자고."

 

 하지만 그는 불만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지금 며칠째인지 아십니까, 박사님. 이번 주 안으로 성과물이 없다면 다들 비행기표 끊겠다며 아우성입니다."

 

 "새로운 생물을 찾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았나?"

 

 근성없는 놈들, 마음대로 하라지.

 

 거북이라도 발견한다면 이름은 월턴 거북이로 지어야겠다.

 

-

 

 사막의 동물들의 생존 전략을 연구하기 위해 파견된 우리 팀은 이곳에서 생생한 연구 자료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귀국날을 정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난생 처음 보는 문양의 거북이 껍질을 발견했다.

 

 나는 이걸 보고 도저히 돌아간다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당분간 여기서 더 머물기로 결정했다,

 

 -'오빠, 이번 달에는 돌아올거지? 항상 내가 걱정하는 거 있지마!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료를 정리하던 중 와이프에게 문자가 왔다. 이걸 보니 가족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랜만에 연락이라도 해볼까'

 

 하지만 핸드폰에서는 서비스 이용 불가지역이라는 안내 메시지만이 울릴 뿐이었다.

 

 '어디 전파 터지는 곳 없으려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전파를 찾던 도중, 기지가 소란스러워지는 게 느껴졌다. 기지로 돌아가자 비쩍 마른 한 남자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

 

 내 이름은 빅터, 의대 본과 실습생이다.

 

 원래는 의대로 갈 생각이 없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발전해나아가는 현대 의학에 빠지게 되었다.

 

 내 일생을 인류의 발전에 쓰고 싶었다. 그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일테지.

 

 대학교에서는 전과목 A+를 놓치지 않을 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때로는 코피가 흐르고 잠을 자지 못해 쓰러지는 일도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의학은 그만큼 재밌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생명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그렇게 생명에 대해 파헤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죽음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죽음을 파헤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의대에는 시체안치소가 있고, 병원은 죽음으로 가득한 장소니까.

 

 매일 시체를 마주하고 분석하며 인과관계를 들여다보던 어느 날, 불현듯 어떠한 깨달음이 내 머리를 강타했다. 

 

 나는 생명을 잇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낡은 월세방 하나를 빌려 실험실로 만들고 그곳에 틀어박혀 생명을 창조한다는 벅찬 감정에 온 정신을 빼앗겼다.

 

 매일을 실험으로 보내다보니 친했던 동기들과도 차츰차츰 멀어져갔고, 바쁜 스케줄에 가족은 물론 약혼까지 한 여자친구의 연락에도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류를 위한 일이다. 이쯤은 사소한 해프닝일 뿐

 

 그렇게 몇 번의 계절이 지나갔다.

 

-

 

 시체 안치소에서 몰래 몇 가지 재료를 꺼내왔다. 이론은 완벽하다. 연습도 수도 없이 해왔다.

 

 조각난 재료들을 한데 모아 조심히 이어붙였다.

 

 온 몸에는 땀이 흐르고 손은 떨렸다. 그럼에도 생명을 창조한다는 기대는 내 가슴을 들끓게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것'은 거칠게 숨을 내쉬며 발작하듯 몸을 꿈틀거렸다.

 

 '아...이게 대체 무슨ㅡ.'

 

 분명 생명을 창조하는 것에 성공했다면 환희감이 몰려와야했을 터인데 꿈틀거리는 저 모습을 보고 지금 내 몸을 가득 채운 건 혐오감이었다.

 

 나는 괴물을 만들었다.

 

 다급히 연구실에서 뛰쳐나와 막무가내로 뛰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ㅡ.'

 

뛰고

뛰고

뛰다

 

 목이 메말라 숨마저 쉬지 못할 상태가 될 때 즈음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침대에서 앓아누웠다. 시도때도 없이 공황이 찾아와 식사도 수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며 밖에도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점차 이 일은 내게서 흐릿해져갔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스트레스성 착란으로 인한 꿈이 아니었을까.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와 실험실로 향했다.

 

 어느덧 실험실 앞으로 도착했고 슬며시 문고리를 잡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싸늘한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괴물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너무나도 두려웠지만, 그럼에도 공황을 벗어나기 위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기 위해서는 이 문을 열어야만했다.

 

 실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환희에 가득 차 소리질렀다.

 

 "그래, 그게 현실일리가 없지. 아무렴 내가 그런 일을 했을리가."

 

 실험실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었다.

 

-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다.

 

 용의자는 가정부 아주머니가 유력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 부터 우리를 돌봐온 가정부 아주머니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누군가 누명을 씌운 게 확실하다.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는 창문을 바라보며 상념에 빠져있을 때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서 벼락이 내리쳤고, 거기에 한 거다란 무언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체구

끔찍하고 흉한 피부

 

 틀림없이 저건 '그것'이었다.

 

 황급히 버스에서 내려 언덕으로 향했다. 깜빡하고 우산을 두고 내렸지만 그 따위 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온몸을 중력과 함께 쏟아지는 비가 짓눌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고, 무릎에서는 피가 흘렀다.

 

 "하필 이때ㅡ."

 

 이때, 벼락이 쳤고 나를 거대한 그림자가 덮었다. 내 뒤에는 그놈이 있었다.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소리를 질렀다.

 

 "네가 내 동생을 죽였냐?!"

 

 "네, 제가 죽였습니다."

 

 답을 기대하고 내뱉은 말이 아니었기에, 순간 말문이 턱하고 막혀버렸다.

 

 "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에는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나는 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제가 만들어진 그 날, 온갖 고통이 제 몸을 감쌌습니다. 당신은 갑자기 저를 보고는 도망쳤고, 어리둥절한 상황에 아이처럼 그저 눈물만이 나오더군요.

 

 몇 번의 밤을 지새고 나니, 점점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허기짐과 갈증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밖으로 나와 산 속 열매로 조금씩 배를 채웠지만 날이 추워지자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워졌죠.

 

 이곳저곳을 헤매이며 먹을 것을 찾고 있는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그곳으로 가니 빵과 여러 음식들이 나열되어있더군요.

 

 한참을 배고픔에 빠져있었기에 정신없이 음식을 집어먹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저에게 돌과 날붙이를 던졌습니다.

 

 -"꺼져라, 이 괴물아!"

 -"죽어!"

 

 저는 영문도 모른 채로 상처를 부여잡고 허겁지겁 도망쳤습니다.

 

 머지않아 허름한 헛간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 안은 꽤나 아늑했고, 주변은 조용했습니다.

 

 피난처로 꽤나 알맞더군요.

 

 그런데 이때 날카로운 쇠붙이를 든 남녀가 여기로 다가왔습니다.

 

 이에 소스라치게 놀라 건초 더미 틈으로 숨었지요.

 

 하지만 가까이 온 그들은 저를 잡으러 온 게 아니었습니다. 목소리는 자상했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얼마간의 작업을 하고는 돌아갔죠.

 

 그들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집에 사는 것 같았습니다. 조그마한 벽틈 사이로 들여다보자 창문을 통해 한 가정이 보였습니다.

 

 노인은 줄이 달린 무언가를 막대기로 쓸어내리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그걸 보며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자, 제 가슴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아직 그게 무슨 감정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

 

 그 집은 펠릭스라는 청년을 중심으로 그의 여동생과 눈이 보이지 않는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몇 달간 그들을 지켜보며 저는 그들의 가족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몰래 눈을 치우고

장작을 패주고

동물을 잡아 문 앞에 두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요정이 도왔다"며 기뻐하곤 했지요.

 

-

 

 종종 펠릭스가 동생에게 글을 알려주는 것을 들으며 인간의 언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가 나무 밑에 두고간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축복이었을까요 불행이었을까요.

 

 세상을 알수록 혼란스러움은 더욱 깊어져갔습니다.

 

 

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실낙원]

 

 

 저는 왜 이렇게 끔찍하게 생긴 걸까요.

 저는 왜 가족이 없는 걸까요.

 저는 왜 혼자인 걸까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제 창조주는 어디로 갔을까요?

 왜 저를 버린 걸까요?

 

 제 이브는 어디에 있나요?

 

 저는 이내 펠릭스네 가족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배려심넘치는 그들이라면 저를 받아들일지도 모를테죠.

 

 일단은 할아버지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기로 했습니다. 눈이 먼 할아버지는 제 외모를 모르니 받아들일 수 있을테고, 할아버지의 반응에 따라 망설이던 다른 이들도 저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야만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혼자 있음을 확인하고 오두막에 다가가 슬며시 문을 두드렸습니다.

 

 "날이 추워 조금만 쉬고 가고자 하온데, 혹시 잠시 문 좀 열어주실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는 문을 열고 정겹게 나를 맞이해주었죠.

 

 "그럼요. 얼른 들어와요."

 

 가슴이 너무 뛰었다.

 

 화로 앞의 의자에 앉으니 할아버지는 나에게 차를 권했지만 나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그보다 빨리 해결하고픈 호기심이 있었기에

 

 "차는 괜찮습니다, 어르신. 혹시 한 가지 조언을 구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이 늙은이가 도움이 되려나 모르겠네..."

 

 "도움이 될 겁니다. 분명히요. 저는 친구들을 보러 가는 길입니다. 친구들은 아직 저를 모르지만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친구들은 엄청 친절해요."

 

 "특이하네요."

 

 "친구들이 저를 반겨줄까요? 혹시 자기들을 해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요?"

 

 할아버지는 어리둥절하며 물었습니다.

 

 "말투만 들으면 좋은 사람같은데 이상한 걱정을 하는 군요. 혹시, 친구들은 어디 사나요?"

 

 "이 근처입니다."

 

 "이 근처 사람들은 내가 다 아는데...혹시, 이름을 알려줄 수 있나요? 제가 소개해드리죠."

 

 이 말에 갑작스레 목이 매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문 너머에서 펠릭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초조해진 저는 할아버지의 손을 부여잡고는 외쳤습니다.

 

 "당신들이 제 친구입니다! 지금이에요!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할아버지는 이에 당황하며 내 손을 뿌리치려 했습니다.

 

 "하나님 맙소사! 당신 누구요!"

 

 그 순간 문이 열렸고, 그곳에는 처음 본 표정의 펠릭스가 있었습니다. 공포와 경악에 가득찼던 얼굴은 어느새 분노로 뒤바뀌었고 벽에 걸려있던 막대기로 저를 난폭하게 두들겨 팼습니다.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오두막집을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몇날며칠을 울부짖었죠.

 

 저와 세상의 유일한 연결 고리가 끊긴 것입니다.

 

 때로는 분노가

 때로는 허무가

 때로는 우울이

 

 찾아와 나를 괴롭힐 때 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물에 빠진 한 여자가 허우적대고 있더군요.

 

 저는 반사적으로 몸을 던져 물살을 뚫고 그녀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땅바닥에 살그머니 내려놓으니 어디선가 천둥소리가 났습니다.

 

 어깨가 타는 듯이 아파왔고, 뒤를 돌아보니 고함소리를 지르며 총을 겨누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떨어지지 못해ㅡ!"

 

 겁에 질려 또 다시 도망쳤습니다.

 

 그러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났고 또 도망쳤습니다.

 

 도망치고

 도망치고

 또 도망쳤습니다.

 

 제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걸까요?

 

-

 

 그렇게 도망을 거듭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제 눈 앞에는 한 남자아이가 서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댔지요.

 

 그러자, 갑자기 제 마음 속에서는 억울함이 불쑥 치솟았습니다. 

 

 '제발 그만 좀 해.'

 

 저는 그 애를 진정시키려 팔을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더욱 흥분하여 제 얼굴을 할퀴었죠.

 

 "얘야,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라."

 

 그때, 몸무림치는 아이에게서 목걸이가 떨어졌고, 그곳에는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당신이 가족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그 순간, 이유 모를 분노가 용솟음쳤습니다.

 

 그래요. 이 모든 고통은 당신으로부터 생겨난겁니다. 빅터.

 

 붙잡고 있던 아이를 갈기갈기, 그러고도 모자라ㅡ.

 

 

 잠시 후, 아래 깔린 희생양을 보니 왠지 모를 환희감이 들더군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한 깨달음이 제 머리를 스쳐 지나가더군요.

 

 '나와 같은 결함을 가진 또 다른 존재가 있다면?'

 

 그렇게 당신을 찾기 위해 온 세상을 떠돌았습니다. 당신은 책임을 져야합니다, 빅터. 그때까지 전 당신 곁을 맴돌 것입니다.

 

*

 

 이 말을 들은 나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동생을 잃은 분노로 가득 차다가도 이 존재를 만든 것이 나라는 것에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괴물에 대한 혐오감은 이 부탁을 거부하고 싶게 만들었다.

 

 "...내가 꼭 해야할 의무라도 있나?"

 

 이 말을 들은 괴물의 얼굴이 끔찍하게 일그러졌다.

 

 "남은 가족들도 잃고 싶나 보지?"

 

 얼마간 지나지 않아 괴물은 다시 감정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빅터, 이건 협박이 아니라 설득입니다. 제가 이러는 이유는 불행하기 때문이에요. 인간이 저를 먼저 경멸하는데 어떻게 제가 인간을 존중합니까?"

 

 "...그건."

 

 "저는 그저 사랑받고 싶을 뿐입니다, 빅터. 그저 둘이 조용히 외딴 곳에서 살아가게 해주세요."

 

 괴물의 주장은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애당초 내가 시작한 일이니 내가 끝맺음을 해야겠지.

 

 "약속은 꼭 지켜라."

 

 "물론입니다."

 

 방긋 웃는 괴물의 얼굴은 내가 본 광경 중 가장 끔찍했다.

 

-

 

 나는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괴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완성한 것이라 그런지 진척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완성에 거의 다다르자, 여러 상념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저 괴물이 이미 살인을 저질렀는데 또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은?

 이번에 만든 괴물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은?

 '이것'이 순순히 괴물을 따라간다는 보장은?

 

 만약 이들이 번식이라도 한다면?

 

 

 모든 게 최악이다.

 

 창문을 바라보자 소름 끼치게 웃고 있는 괴물이 있었다. 그 얼굴을 보자, 이내 작업하던 것을 갈기갈기 찢었다.

 

 괴물은 분노에 차 창문을 미친 듯이 두들겼다.

 

 "지금 뭐하는 짓이지, 빅터! 당장 멈춰! 이건 명령이다!"

 

 "꺼져! 너하고 이야기한 내가 잘못이지. 네 명령따위 들어줄 일 없어!"

 

 "...좋아. 꺼져주지."

 

 ...드디어 해방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로."

 

 괴물은 그 말을 남기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

 

 "그렇게 제 모든 가족을 잃었습니다."

 

 "괴물이 죽인 건가요?"

 

 그는 잠시 슬픔에 잠긴 눈으로 바깥을 바라보더니 이내 숨을 고르고는 말했다.

 

 "예, 괴물이 약혼녀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전부 죽였습니다. 이제는 저에게 잃을 것이 없어요. 그저 복수만을 원할 뿐이죠."

 

 사막 한가운데서 이 사내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무려 한 달동안이나 같이 대화를 한 결과,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때, 팀원 한 명이 천막으로 급히 들어왔다.

 

  "박사님! 거북이가 살만한 곳이 특정됐습니다!"

 

  "그래? 지금 빨리 가지. 빅터 씨 죄송합니다만ㅡ,"

 

 팀원은 머리를 긁적이며 내 말을 끊었다.

 

 "잠깐만요, 박사님. 그런데 그게... 주변에 지뢰 잔해가 남아있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새로운 생물의 발견인데 소문 따위에 발목을 잡히다니.

 

 "조심만하면 충분히..."

 

 이때 빅터가 병상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쉽게 포기하지 맙시다. 학계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될 거라면서요. 조금만 힘을 냅시다. 그리고 영웅이 되는 겁니다!"

 

 빅터의 말대로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

 

 "돌아갑시다."

 

 조금의 시간을 가진 후 사람들을 모아 말했다.

 

 '그래, 기다리는 가족도 있는데 이 사람들을 위험에 내몰 것까지는 없겠지.'

 

 이때 빅터의 간병을 하던 한 팀원이 황급히 천막안으로 들어왔다. 

 

 "박사님! 빅터가...!"

 

 빅터가 숨이 멎은 모양이다. 처음 발견될 때부터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몸 상태였다. 그 와중에도 괴물을 잡겠다며 몸부림치니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갔다.

 

 빅터가 있는 천막으로 다가가자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천막을 젖히자, 빅터의 시신 앞에

 

 거대한 몸집

 미라같은 피부

 끔찍한 얼굴

 

 을 가진 괴물이 보였다.

 

 "...나도 곧 따라가지.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 목소리에서는 울먹임이 느껴졌다.

 

 

 

유튜브 댓글

 

[원작과 다른 점]

원작의 묘미와 흐름은 놓치지 않되, 원작을 대체하지 않으면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다소간의 각색을 했습니다. 원작의 핵심은 담아냈으나, 원작에 더 많은 재미를 두고 왔으니 관심이 생기셨다면 원작도 꼬옥 찾아 봐주세요!

 

1. 현대적 설정 : 늘 해왔던 것처럼 배경은 현대입니다. 다만, 작품 전개 상 큰 차이는 없습니다.

2. 월턴의 설정 변경 (가장 큰 변경) : 실제로는 북극 항로 개척을 하는 탐험가이며, 주인공 빅터와도 친분을 비교적 두텁게 쌓는 인물입니다. 상징 상 매우 중요하면서도, 스토리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라서 재구성 과정에서 다소 색 다른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미지의 영역에 대한 탐구심과 낭만’은 그대로 두되, 북극에서 -> 사막 탐험으로 설정만 바꿨습니다.

3. 월턴의 설정 변경 2 (북극 -> 거북이) : 메리 셸리는 서문에서 작품 탄생 배경으로 ‘다윈 박사’를 언급하는데요. 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진화론의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이래즈머스 다윈을 말합니다. 해설 편을 보시면 알겠지만, 다윈은 그 자체로 낭만주의 탐험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인물이라서 관련 소재인 거북이를 가져와… 봤습니다!

4. 인물 삭제 : 앙리, 빅터의 어머니, 동생 에르네스트, 커윈 판사 등 삭제

5. 서사 간결화 : 엘리자베스, 유스틴의 서사 간결화

6. 빅터의 설정 변경 : 현대화 과정에서 과학도 -> 의대생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나, 태도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7. 연출 : 극적인 연출을 위해 원작에 비해 축소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5:43 드라큘라 > 뱀파이어입니다!!

 

해설은 바로 다음 영상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해설이 더 재밌으니 꼬옥 봐주세용

 

https://www.youtube.com/watch?v=NerMjkvcbSw&t=801

#너진짜똑똑하다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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