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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날개] 완벽정리 - 스토리편

동영상(지식정보 전달)/너 진짜 똑똑하다

by 세상 온갖 잡지식 2024. 1. 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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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똑똑하다

원제: 이상 [날개] 애니로 만들어봄 (역대급)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요?'

 

 

스토리 전개 후, 아래 설명이 있습니다. 날개 작품을 아시는 분은 이하의 해설부분을 참고해주세요.

 

 

 

날개를 각색한 스토리입니다.

 

 

오늘은 얼마나 잤을까. 방에는 창문이 없어, 시간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눈은 떴지만 적당한 온도와 포근한 이불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방에는 아내가 사다준 컵라면과 여러 인스턴트 음식 상자들이 널부러져있다.

 

나는 그럼에도 이 방에서 나가고 싶지않다. 굳이 나갈 이유를 모르겠다. 이불 속에서 난 아무런 걱정이 없다. 그렇게 이불과 하나가 된 나를 느끼고 있을 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외출한 모양이다. 아내는 꼭 낮과 밤에 한 번씩 외출을 한다. 그녀는 외출을 할 때 방문을 열고 간다. 거기서 비춰지는 햇살이 하루동안 내가 햇빛을 보는 유일한 시간이다.

 

나는 이내 이부자리를 뒤로 하고 아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돋보기를 가지고 불장난을 하기도 하고 화장대 앞에서 아내의 향수냄새를 맡기도 한다.

 

향수에서 느껴지는 이국적이고도 센슈얼한 향기. 무언가 야릇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 어느덧 해가 지고 아내가 오기 전, 나는 방으로 들어간다.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꽤나 소란스럽다.

 

나는 이렇게 손님이 오는 날이면 12시가 지날 때 까지 방 안에서 가만히 숨죽이고 있는다. 이불 속에서 시도 짓고, 발명도 하고, 논문도 수십 편쓴다. 하지만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이야기들은 먼지처럼 흩어진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반복한다. 그리고 또 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반복한다.

 

 

 

 

밤 12시가 지나자 아내는 내 방 안으로 들어와 오만 원짜리 지폐를 건넨다. 돈을 받을 때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하지만 어디에 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매번 받고 나서 베개 밑에 쌓아둘 뿐이다.

 

아내가 어디서 돈이 나는 건지 왜 돈을 주는지는 알 수 없다. 아내는 그저 하루 종일 방 안에 있게 해서 미안하다며 싱긋 웃고 나갈 뿐이다.

 

 

 

 

이 생활을 수십, 수백번 반복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어느새 내 머리맡에 쌓인 지폐는 수두룩하다. 나는 그저 아내가 내게 돈을 주고 가는 순간이 좋았다. 쌓여있던 종이를 보니 어디선가 허무감이 밀려왔다.

 

어느 날 그렇게 쌓인 오만 원 짜리 지폐를 모아 변기에 내려보냈다. 그리고 아내에게 그것을 말했다. 아내는 내게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또 다시 내게 오만 원 짜리 지폐를 건네줄 뿐이었다. 종이는 또 다시 머리맡에 쌓인다.

 

 

 

나는 어느덧 의문에 빠졌다. 손님들은 왜 아내에게 돈을 주는지, 아내는 왜 내게 돈을 주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돈을 주면 기분이 좋은 걸까?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쾌감에 대해 생각했다.

 

하지만 이불 속에서 그 답을 얻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돈과 외투를 챙겨 집을 나섰다.

 

 

거리는 너무나도 낯설었다. 시끄러운 거리의 소음과 사람들의 대화소리는 내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내 주머니에는 돈이 가득 차있었지만 도통 나는 돈을 어디에 써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금방 피곤해진 난 집으로 돌아갔다. 어느덧 집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득 손님이 있지 않을지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내 방에 가려면 반드시 현관을 거쳐야한다.

 

나는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문을 열었다. 현관에는 아내와 낯선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못 본 듯 아내의 방을 지나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속이 울렁거렸다. 머리가 아파왔다. 나는 이불 속에서 속을 달래려 애썼다.

 

벽 너머는 혼란스러운 내 상황과 달리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잠시 후, 아내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고 얇은 입술은 바르르 떨렸다. 화가 난 거 같다. 나는 아내의 화가 터져나올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내는 그저 말없이 돌아갈 뿐이었다.

 

외출을 후회했다. 이불 속에서 밤 12시가 넘은지 몰랐다며 아내에게 사죄했다. 그렇게 사과하고 또 사과했지다. 그럼에도 내면의 울렁거림은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아내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바지 속에서 지폐 다발을 꺼내 아내의 손에 쥐어주고는 쓰려졌다.

 

 

 

 

 

 

 

 

 

눈 위에 가라앉은 햇살이 내 잠을 깨웠다.

 

...아니, 잠깐 햇살...?

 

 

 

나는 처음으로 아내의 방에서 잠을 잔 것이다. 갑자기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나는 이제 왜 손님들이 아내에게 돈을 주는지, 아내가 내게 돈을 주는지 알 것 같다.

 

나는 자꾸만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재밌는 걸 나만 몰랐다니!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이 아까웠다. 아내는 외출한 듯하다.

 

또 다시 외투를 걸쳐입고 아내가 준 모이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확실히 12시가 지나는 걸 확인했다. 현관문 앞에서 아내가 낯선 남자와 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 다시 방 안으로 숨어든다. 조금 뒤, 아내는 이 밤 중에 평생 안하던 청소기를 돌린다. 그리고는 청소가 끝났는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내가 눕는 기척을 듣고 방문을 열고 아내의 방으로 뛰어들어가 남은 돈을 아내의 손에 쥐어주었다. 아내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기웃거렸지만 별말 없이 나를 자기 방에서 재워주었다.

 

 

 

 

 

이거다...!

 

나는 이 기쁨을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돈이 없다. 그럼 이 기쁨을 어떻게 느끼면 좋단 말인가.

 

불안해졌다. 변기에 흘려보낸 돈이 아까웠다. 초조함에 몸을 떨고 있자 아내는 돈이 없어서 그런 거냐며 물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안 걸까. 혹시 내게 돈을 주려는 것일까? 가만히 아내의 행동을 기다렸다. 아내는 나를 빤히 바라보다 오만 원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러고는 내일은 더 늦게 들어와도 된다고 속삭였다.

 

 

 

 

다음 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한적해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로파이 재즈를 들으며 메뉴판의 영어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몇 번이고

 

 

 

어느 덧 매장의 마감시간이 다가왔다. 마침 다리도 슬슬 저려온다. 카페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입은 코르덴 정장은 금방 젖어 들었고, 점점 느껴지는 추위에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아직 12시는 아니지만 이렇게 비를 맞은 걸 보면 용서해줄 것이다.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현관문을 여니 역시나 아내에게는 손님이 있었다.

 

나를 쳐다보는 눈길을 뒤로하고 방 안으로 들어가 젖은 옷을 벗어 던져버리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오한은 심해지고 땅은 꺼지는 듯하다. 눈이 감겨왔고 그렇게 나는 그만 의식을 잃어버렸다.

 

 

 

다음 날, 아내는 내 옆에서 걱정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이마를 짚어보더니 따뜻한 물과 하얀 정제약을 건넸다.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씁쓸한 맛이 느껴지는 게 아스피린인 듯하다. 그렇게 다시 잠에 들었다.

 

나는 그 후로도 며칠을 더 앓았다. 상태가 조금 호전되자 외출을 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외출을 해서 감기에 걸려오고는 자기를 고생시킨다며 당분간 외출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시 약을 건넸다.

 

아내가 주는 약을 받아먹고 낮이고 밤이고 잠만 잤다. 이렇게나 잠이 잘 오는 걸 보니 내가 이제 건강해졌나보다.

 

 

 

 

 

 

 

얼마간 잤을까. 나는 오랜만에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아내의 화장대 앞에 앉았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머리도 수염도 꽤나 많이 덥수룩해진 모양새다. 면도를 슬슬 해야하나라는 고민과 함께 아내의 향수냄새를 맡았다. 몸이 배배 꼬였다.

 

그렇게 창문에서 비추는 햇살을 느끼고 있는데 화장대 밑에 한 약통이 눈에 들어왔다. 약통 속에는 내가 먹은 것과 똑같이 생긴 하얀 약들이 들어있었다.

 

이건...수면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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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면제를 한 달 동안이나 먹어온 것이다. 온몸에 털이 곤두설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약품을 주머니에 넣고 현관을 뛰쳐나와 집 뒤편에 있는 산을 정신없이 올랐다.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약통 속에서 약을 꺼내 6알을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어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언덕 위에서 눈을 떴다. 아마 일주일은 잔 것 같다. 아내는 내게 왜 수면제를 주었을까. 나를 죽이려 했던 걸까. 내가 잔 사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혼란스럽기만 하다.

 

 

 

 

 

 

 

음...아니다. 아내에게 불면증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건 내 착각에서 비롯한 오해일지도 모른다.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다.

 

이런 생각에 도달하고 부리나케 산을 뛰어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현관문을 확 열었다.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보고 말았다. 현관문을 다시 세차게 닫았다. 대충 옷을 챙겨입은 아내가 현관문을 열고 내 멱살을 잡았다.

 

다른 여자를 만나냐느니, 도둑질을 하느니 하면서 소리를 바락바락 질렀다. 어안이 벙벙하다. 너야말로 나를 죽이려던 것이 아닌가.

 

하지만 확실하지않다.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낯선 남자가 아내를 한 아름에 덥석 안고 집으로 들어간다. 아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소곳한 표정을 짓고 남자의 품에 안겨들어간다.

 

 

 

 

 

 

주머니 속의 남은 돈을 꺼내어 현관문 앞에 두고는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넋을 잃고 이리저리 다녔다. 몇 번이고 차에 치일 뻔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신세계 백화점 옥상에 서있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을까? 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겠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리의 사람들은 금붕어처럼 허우적거린다.

 

옥상에서 내려와 거리로 나왔다. 아내의 말대로 정말 내가 바람을 핀 것일까. 아내는 내게 감기약이 아닌 수면제를 먹인 것일까.

 

 

우리는 그저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근데 그게 뭐 중요할까. 그저 걷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 근데...어디로...?

 

 

 

어디선가 정오를 알리는 라디오 소리가 들려온다. 갈비뼈 쪽이 아려온다.

 

 

아, 이건 내 인공 날개가 있었던 곳이다. 그렇다. 내겐 날개가 있었다. 머릿속에는 사라졌던 희망과 야심이 번뜩였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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