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이라고 불릴 만큼 강한 중독성으로 유명한 게임이 있다. 바로 '문명'이다. 이 게임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을 문명 5만 10년을 한 친구를 데리고 플레이해 본 사람이 없는 사람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설명해주겠다.
문명, 스타크래프트로 배우는 전쟁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문명의 승리조건은 간단하다. '우선 생존할 것', '국가를 발전시킬 것'
굳이 안 싸워도 과학을 발전시키고 문화를 발전시키며 동맹국만 늘려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마치 현실처럼
고난도를 플레이하게 되면 흔히들 존버 하라는 전략을 추천해주곤 하는데 과학 사기 문명인 조선이나 바빌론을 선택해 성벽 쌓고 수비만 하면서 쥰나 게 버티라고 한다. 뉴비들에게 이런 전략이 추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보다 수비가 유리하니까
실제 영국 내전에서는 5명이 의회파 300명의 공격을 몇 주동안이나 버티기도 했다. 성벽을 오르려하면 사다리를 밀고 성벽을 부수려 하면 대포를 쏜다. 이 간단한 전술은 정말 효율적이었다.
근데 언제나 수비가 유리할까? 스타크래프트의 빠른 무한 맵을 생각해보자. 아래 흰 부분인 가운데에서 시작한다면 어떠한 전략을 짤 것인가?
다른 사람들은 입구만 신경 쓰면 되지만 사방이 뚫린 중앙에서는 언제, 누가, 어떻게 쳐들어올지 불안해하며 사시사철 떨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는 선빵이 최선이다.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5번과 8번, 1번과 2번같이 다른 플레이어와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게 더 위험하지 않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근데 실제로 게임에서 보면 이렇다.
쳐들어오려고 해도 산에 막히고 강에 막히고 '지리'에 막혀서 이동할 수가 없다. 지리네요
현실에서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길게 마주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수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근데 의외로 문화 공통점도 적고 분쟁도 적었다. 그나마 있던 분쟁도 다 최근에 일어났다. 왜냐하면 두 나라 사이엔 거대한 자연 성벽인 히말라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이와 반대로 유럽을 생각해보자
스위스 쪽에는 산이 나있지만 프랑스부터 러시아까지 쭈~욱 북유럽 평원이 야무지게 이어져있다. 여기는 바다도, 강산도 아무것도 없다. 이러니 공격자는 언제 어디를 찌를지 선택할 수 있지만 방어자는 텅 빈 공간 모두를 신경 써야 한다.
마치 빠무 맵의 한가운데처럼
그러니 유럽의 대부분의 전쟁은 북유럽 평원 위에서 일어났고 독일이 무려 두번이나 당대 최강국들과 양면 전쟁을 벌인 이유 역시 전쟁광 사이코패스라서 그런 게 아니라 북유럽 평원의 한 복판에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정치학의 격언에서도 '독일은 선천적으로 포위되어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럼 노빠꾸같이 난리를 치던 러시아를 생각해보자. 얘네는 평균 33년에 한번 꼴로 모스 크파,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수도 방어전을 치렀다. 이러니 러시아는 수도가 털리는 걸 병적으로 두려워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국경을 오지게 밀어 놨지만 시간이 지나며 동유럽의 각 나라들이 이념이 맞지 않는다며 서유럽의 편에 붙기 시작했고 위쪽은 폴란드선에서 겨우 틀어막았지만(지금은 또 NATO에 가입해있네) 우크라이나에서 NATO에 가입하겠다며 난리를 치는 것이다.
지도를 보면 수도까지 야무지게 뚫려있다. 차후 전쟁이 벌어지면 러시아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전쟁을 치러야 했고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른다. 즉, 크림반도 강제병합이다.(물론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의 비...ㅅ같은 정치도 한몫했다.) 그리고 2022년 재침공하여 라인을 쭉 밀어볼 생각인 거 같다. 이렇게 보니 쩔쩔매는 고슴도치 같지 않은가?
지리는 일종의 국가수저와도 같다. 단지 그곳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누군가는 금수저를 물고 떵떵거리며(미국 사기 맵) 누군가는 흙수저를 물고 두려워한다. 지리는 언제나 이렇게 인류의 문명을 결정지어왔다. 근데 이 책에서는 유난히도 '하지만'과 '그럼에도'같은 표현이 잦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내려 하기 때문이다. 국토 70%가 산악지형으로 자원도 오지게 없는 흙수저인 나라인 '코리아'가 그 한계를 기어코 뛰어넘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리의 힘>은 물론 지리의 힘을 설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순응하지 않는 위대한 저항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해진 운명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리의 힘>을 아득바득 버티고 맞서는 <안간의 힘>을
유튜브 댓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명5로 지리의힘을 서술하였으나 사실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작가가 기자출신이라 글이 안 어려우니 직접 읽어보시길
문명6 정복승리 하고싶을때는 근처에 산이 없는 지형이 병력움직이기 편하고 과학승리,문화승리하고 싶을때는 주변에 산이 있는 지형을 이용해서 수비하며 테크랑 걸작 만들기 편해서 원하는 지형하고 자원 나올때 까지 재시작 돌리는데 현실세계는 재시작 버튼이 없네ㅋㅋ
코멘트: 지리뿐만아니라 국제정치학적 여러 방면으로도 문제가 많던데 이것도 좀 올려야겠다. 국제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참 입체적이라 단순한게 없더라
#너진짜똑똑하다
#지리의힘
#우크라이나
#러시아
#문명
#스타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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